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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가을비는 떡 해 먹고 쉰다 해서 떡비요 겨울비는 술 마시기 좋다 해서 술비다 봄비는 비 내려도 일해야 하니 일비요 여름비는 낮잠 잔다는 잠비다 낮잠은커녕 물난리에 밤잠도 설치게 생겼으니 잠비란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다 하늘이 구멍 난 듯 퍼붓는 장대비는 능()자를 써서 능우(雨)라고 하는데 능자엔 심하다는 뜻도 있으니 한마디로 정말 심하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자연재해를 피할 순 없다 조선왕조실록은 장맛비를 흙비라 하여 임우(霖雨) 또는 음우(陰雨 淫雨) 등으로 적었다 장맛비가 얼마나 심각한 나라의 걱정거리였는지 알 수 있다 실록은 홍수의 원인도 설명하고 있다 산의 나무를 베어내니 물을 가둘 수 없게 되고 토사가 흘러내려 하천을 메우는 바람에 작은 비에도 하천이 범람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금의 양상도 다를 바 없다 수해가 나면 어김없이 인재(人災)라고 야단인데도 개선되는 기미 없이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건 도저히 이해할 길 없다 미우주무(未雨綢繆)가 그토록 어려운 일인가 미우주무는 비 오기 전에 창문을 고친다는 말이다 시경(詩經)의 비 오기 전 뽕나무 뿌리껍질로 틈새를 막았으니 누가 이 둥지를 허물 수 있으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가뭄 끝은 있어도 물 난 끝은 없다고 했다 물난리를 만나면 건질 게 하나 없다는 얘기다 피해가 막심하다 오늘 큰 더위 대서(大暑) 염소 뿔도 물러 빠진다는 불볕더위에 수해 복구는 진 빠지는 일일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 지자체의 도움이 미지근하다면 국민들이 나서서 도울 수밖에 없겠다 비 피해가 다시는 없도록 미우주무를 단단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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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택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