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해병대캠프 참사 판박이” 어른들 잘못 더 큰 재앙 불렀다

  • 사회/교육
  • 미담

“1년전 해병대캠프 참사 판박이” 어른들 잘못 더 큰 재앙 불렀다

공주사대부고 학생 유족들 기자회견

  • 승인 2014-04-17 18:05
  • 신문게재 2014-04-18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태안 해병대 캠프의 유가족들이 17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책임자의 엄중처벌을 요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에 앞서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br />이성희 기자
태안 해병대 캠프의 유가족들이 17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책임자의 엄중처벌을 요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에 앞서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전남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사고가 지난해 태안 앞바다 사설 해병대캠프의 참사와 발생원인부터 부실한 초동대응까지 유사하게 흘러가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사고 후 신고가 늦어져 구출작업이 지연된 것이나 자체수습을 시도하다 희생자를 키운 게 태안 참사의 판박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에 이어 경주 마우나오션 참사까지 겪고도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아 더 큰 재앙을 재연했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17일 대전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적된 사고 불감증이 또다시 사고를 불렀다”며 제도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여객선 침몰사고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한 기자회견에서 유가족 김영철(49)씨는 “우리 아이를 잃은 지난 여름 사설캠프 참사가 진도 앞바다에서 재연된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 제발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회견은 18일 예정된 태안 참사 관련 책임자들의 항소심 첫 재판에 관심을 촉구하는 자리였지만, 유족들은 2013년 7월 18일 오후 5시 태안 앞바다에 돌아가 있었다. 이날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198명은 2박3일 일정으로 사설 해병대캠프에 참여했고, 학생 80명이 교관의 지시에 따라 구명조끼를 벗은 채 바다에 들어갔다가 23명이 바닷물에 휩쓸려 5명이 희생됐다.

당시 학생들이 바닷물에 휩쓸렸을 때 캠프 측은 신고를 미룬 채 자체수습을 벌이다 생명 같은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에서도 배가 침수되고도 신고가 늦어졌고 “제자리에 대기하라”는 잘못된 자체수습에 희생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태안 참사에서 사설 해병대캠프 교관 등 32명 중 인명구조사처럼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13명에 불과했고,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있던 교관은 자격 없는 임시직 직원이었다.

침몰 사고를 일으킨 선박에서도 선장과 승조원 일부가 위험에 빠진 승객들보다 먼저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유가족들은 “태안참사에서 드러난 구조적 안전문제를 안전행정부와 교육 당국, 그리고 사법기관이 대충 덮고 지나가려다 또다시 사고를 맞았다”고 안타까워했다.

태안 참사에 책임이 있는 캠프 교관과 관계자들이 징역 6개월~금고 1년6개월의 처벌을 받았고, 아이들 희생에 또다른 책임 있는 당사자에게는 과실치사혐의마저 적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또 사고 사설캠프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행정기관에 대한 감사나 학생안전의 날 제정, 학생안전공원 조성, 희생된 학생들의 명예회복 등은 하나도 추진되지 않았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스라엘, 이란 보복 공격에 건설업계 '긴장'
  2. 윤석열 대통령-이재명 대표 다음주 ‘용산 회동’ 성사되나
  3. [날씨] 20일부터 비 오며 다시 서늘…대전 낮 최고기온 18도
  4. 대전극동방송 창립 35주년 기념 희망콘서트 봄.봄.봄
  5.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4월19일 금요일
  1. "미래 선도하는 창의융합 인재로" 대전교육청 과학의 날 기념식 개최
  2. 보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활동지원팀 오지희 팀장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3. '2025년 의대 정원' 1000명 선까지 낮춰 정한다
  4. 의대증원 규모 대학에서 자율적 판단키로…"원점재검토를" 목소리
  5. 근로복지공단, 푸른씨앗 전국 1만5600개 사업장 가입

헤드라인 뉴스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제64주년 4·19혁명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참배를 놓고 조국혁신당이 “여야와 정부 요인도 없이 ‘혼자’ 참배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 서울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는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오경섭 4·19민주혁명회장, 정중섭 4·19혁명희생자유족회장, 박훈 4·19혁명공로자회장, 정용상 (사)4월회 회장, 김기병 4·19공법단체총연합회 의장 등이 함께했다.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 4월의 여름 풍경 4월의 여름 풍경

  •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