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장흥 가는 버스 안에서

  • 오피니언
  • 데스크시각

[데스크시각]장흥 가는 버스 안에서

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

  • 승인 2014-11-18 13:59
  • 신문게재 2014-11-19 18면
  • 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
▲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
▲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
“제가 회계학과 교수 출신이기 때문에 하는 말인데요. 회계학과 교수는 천국에 가게 돼 있습니다. 왜냐고요? 회개와 감사를 많이 하기 때문이지요. 하하하하하하하”

회계학 전공 서적 외에도 '행복은 유머를 먹고 자란다' 등 유머집을 여러 권 낸 이동규 충남대 회계학과 명예교수가 전국 유일의 문학특구인 그의 고향 전남 장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하는 말이다.

이동규 교수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해외문화교류회가 지난 15일과 16일 전남 장흥군과 강진군, 영암군에서 열린 2014년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에 참여하면서 필자와 우리 부 문화팀의 막내 기자 송익준 기자를 초청해 동행 취재길에 올랐다. 장흥은 이번 한국문학특구포럼 추진위원회에서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김병익 문학평론가와 함께 공동대회장을 맡은 한승원 소설가와 송기숙, 이청준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걸출한 문인들을 배출한 곳이다.

장흥 앞바다에 가면 한승원의 문학 산책로와 소나무 숲길 아래 바위에 새겨진 그의 30여편의 시들이 문학팬들과 조우하며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의 딸인 소설가 한강과 함께 부녀지간에 필명을 날리고 있는 한승원은 이 곳 고향땅에 토굴로 된 집필실을 짓고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해마다 이청준 문학제와 한국문학특구포럼이 열리는 이 곳 장흥은 김영랑 시인을 배출한 도자기의 고장 강진과 가야금 박물관이 있고 월출산으로 유명한 영암과 함께 '상생의 문학-낭독콘서트-고향의 문학이 세계의 문학이다'를 주제로 한 포럼을 통해 장흥 문학기행에 전국의 문인협회원들을 초청해 아름다운 문학의 향기를 드높이며 격조 높은 문향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많이 웃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이동규 회장의 제안에 따라 장흥과 대전을 오고 가는 버스 안에서는 유머 문제 풀이 대회가 열렸다.

대회는 아주 살벌했다. 진행자인 김정자 시인이 유머 문제를 내서 맞추는 사람은 1만원권 해피머니를 선물로 받지만, 못맞추고 틀리는 사람은 벌금으로 1만원을 내는 대회였다. 필자는 참고로 아래의 세 문제를 맞췄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좋아하는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

'형과 동생이 싸울때 부모님이 형만 혼내는 집을 다섯자로 줄이면? 형편 없는 집.'

'물고기중 가장 학벌이 높은 물고기는? 고등어'

이동규 회장은 “지위가 높고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잘 못웃으시는데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뻔뻔해져야 웃을 수 있다”며 “남의 유머에 대해 잘 웃어주고, 반드시 메모하고, 수집하고, 내것으로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명 '수사반장'이라고 불리는 유머 비법은 수집하고, 사용하고, 반복하고, 장소를 가려서 하는 것이다.

다음은 버스안에서 출제된 일반 난센스 퀴즈다.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를 두자로 줄이면? 팬티'

'사람이 제일 무거울때는? 철들때'

'탤런트 최지우가 기르는 개는? 지우개'

'빨간 길 위에 떨어진 동전은? 홍길동전'

'양초가 가득 차 있는 상자를 석자로 줄이면? 초만원'

'죽마고우란? 죽치고 마주앉아 고스톱 치는 친구'

'먹을수록 덜덜 떨리는 음식은? 추어탕'

'엄마와 아빠와 아들이 벼랑에서 떨어졌는데 모두 살았다. 이유는? 엄마는 새엄마, 아빠는 제비아빠,아들은 비행청소년이어서'

'개미의 집주소는? 허리도 가늘군 만지면 부러지리'

'고기 먹을때 따라오는 개는? 이쑤시개'

이동규 회장은 “미국 대통령들이 연초에 기자회견을 할때 반드시 유머를 구사하는데 이 유머는 여러번 연습해서 꼭 자신의 것처럼 하는 것”이라며 “결국 유머는 준비하는 것이고 기록이 기억을 능가하는 만큼 '준비유머'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머 감각 풍부한 사람이 멋지고 매력있다. 유머는 웃음을 선물하고, 많이 웃으면 행복해진다. 세상에서 제일 성공한 사람은 역시 많이 웃는 사람이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많이 많이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총선리포트] 강승규 "양 후보는 천안 사람" vs 양승조 "강, 머문기간 너무 짧아 평가조차 못해"
  2.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9월 개교'...차질 없이 한다
  3. 2025학년도 수능 11월 14일… 적정 난이도 출제 관건
  4.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
  5. [총선리포트] 양승조·강승규, 선거유세 첫날 '예산역전시장' 격돌한다
  1. [WHY이슈현장] 고밀도개발 이룬 유성, 온천 고유성은 쇠락
  2. [2024 충청총선]더민주-국민의힘-조국까지 대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표정
  3. 가수 영호 팬클럽 '이웃위해' 100만원 기탁
  4. 내년 폐쇄 들어가는데…충남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어디로?
  5. 세종시 호수공원 일대 '미술관 유치' 본격화

헤드라인 뉴스


충청 청소년 10명중 4명, 주 5일 이상 아침 거른다

충청 청소년 10명중 4명, 주 5일 이상 아침 거른다

대전·세종·충남·충북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일주일에 5일 이상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상승했던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다소 줄어들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28일 발표한 '2023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를 비롯해 전국 중·고등학생의 주5일 이상 아침 식사 결식률은 모두 증가했다. 2022년 전국평균 39%에서 2023년 41.1%로 1.1%p 증가한 가운데 대전은 2022년 38.8%에서 41.4%로, 세종은 35.3%에서 40%로, 충북은 38.6%에서 4..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대전유성호텔이 이달 말 운영을 마치고 오랜 휴면기에 돌입한다. 1966년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연 유성호텔은 식도락가에게는 고급 뷔페식당으로, 지금의 중년에게는 가수 조용필이 무대에 오르던 클럽으로 그리고 온천수 야외풀장에서 놀며 멀리 계룡산을 바라보던 동심을 기억하는 이도 있다. 유성호텔의 영업종료를 계기로 유성온천에 대한 재발견과 보존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유성온천의 역사를 어디에서 발원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온천지구 고유성 사라진 유성대전 유성 온천지구는 고밀도 도시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진격의 한화이글스… 안방 첫 경기 승리 기대
진격의 한화이글스… 안방 첫 경기 승리 기대

한화이글스가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면서 29일 예정된 대전 홈 개막전에 대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돌아온 괴물' 류현진이 안방에서 팬들에게 화끈한 선물을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는 올 시즌 첫 개막전에서 LG트윈스에 패배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27일까지 3경기 연속 연승가도를 달리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탄탄해진 선발진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선발부터 흔들리며 이기던 경기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한화이지만, 올해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경기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펠릭스 페냐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표심잡기 나선 선거 운동원들 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표심잡기 나선 선거 운동원들

  • 중구청장 재선거도 치러지는 대전 중구…표심의 행방은? 중구청장 재선거도 치러지는 대전 중구…표심의 행방은?

  • ‘우중 선거운동’ ‘우중 선거운동’

  •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