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희정 지사가 귀담아 들을 것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안희정 지사가 귀담아 들을 것

  • 승인 2015-03-03 17:02
  • 신문게재 2015-03-04 19면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초청 도정 간담회'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도정 간담회 같은 자리는 대개 덕담이 오가고 끝나는 경우가 많기에 이례적이다. 이 자리에서 국회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안 지사와 간부들에게 자료 준비 부족과 성의 있는 자세의 필요성을 말했다.

이명수 의원은 “어느 당에서 도정을 맡든 지역발전이 곧 나라발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용들이 타이밍이 늦거나, 이미 진행됐거나, 마무리된 거다. 이 자리에서 보고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했다. 김태흠 의원은 “간담회라고 하는데, 간담회가 아니라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한 사업보고가 주된 것 같다. 내용을 보면 충남도 준비가 무척 소홀하다. 논리도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렸던 심대평 전 지사 시절 기획관리실장과 행정부지사를 역임했고, 김 의원은 이완구 총리가 지사를 하던 때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누구보다 도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이들이기에 '말의 무게'는 다르다.

도청사가 있는 홍성·예산이 지역구인 홍문표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충남은 서해안이란 미개발지역을 안고 있기 때문에 충청권에서도 가장 좋은 입지 조건을 가졌다. 환황해권 개발을 막연히 주장한다면 정부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조차 '무성의'한 태도를 거론했다. 안 지사로서는 달갑지 않겠지만 '몸에 좋은 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 참석의원의 말처럼 이날 자리를 '도정과 국회의원의 먼 거리'를 좁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충남도정은 지금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있다. 최근 충남도는 공공기관 청렴도에 이어 민원처리마저 사실상 전국 최하위로 평가받았다. 황해경제자유구역 사업과 안면도 국제관광지개발 사업 등 역점적으로 추진하던 대형 현안사업은 좌초됐고, 내포 신도시 활성화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 지사의 대표적 공약인 '3농 혁신'은 전농 충남연맹 등 진보적인 시민단체로부터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좌초하거나 표류하고 있는 충남도의 대형 현안은 역대 지사들도 재임시 해결하지 못한 사업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안 지사가 '면책'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국회 뿐만 아니라 정부를 설득해 사업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안 지사가 충청지역민에게 귀중한 '인적 자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도정의 성과 없이는 자신이 꿈꾸는 '대권의 길'이 멀고 험할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복지관 치료수업 중단, 재활 어쩌나…" 장애 부모 울상
  2. ‘2024 e스포츠 대학리그’ 시드권 팀 모집 시작
  3.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신안동, 노인 대상 '찾아가는 스마트폰 활용 교육' 추진
  4.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성거읍, 노인 대상 '별꽃 원예 치유 프로그램' 추진
  5. [사설] 소진공 이전 아닌 원도심 남는 방향 찾길
  1. "자식한텐 과학자로 가지 말라고 한다" 과학의 날 앞두고 침울한 과학자들
  2. [실버라이프 천안] 천안시, '우리동네 교통안전 사랑방' 신설 운영
  3. [4월 21일은 과학의날] 원자력연, 방사선 활용해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에 구슬땀
  4. [2024 대전 과학교육 활성화] 창의융합교육으로 미래 인재 양성
  5. [사설] 민주당 '상임위장 독식설', 또 독주하나

헤드라인 뉴스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제64주년 4·19혁명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참배를 놓고 조국혁신당이 “여야와 정부 요인도 없이 ‘혼자’ 참배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 서울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는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오경섭 4·19민주혁명회장, 정중섭 4·19혁명희생자유족회장, 박훈 4·19혁명공로자회장, 정용상 (사)4월회 회장, 김기병 4·19공법단체총연합회 의장 등이 함께했다.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 4월의 여름 풍경 4월의 여름 풍경

  •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