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사에게 도정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도청공무원 대부분은 인사권을 가진 지사에게 듣기 좋은 얘기만 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도청 출입기자와 도의원들로 한정된다. 그러나 출입기자는 물론 도의원들 사이에서도 “안 지사 얼굴 보기 진짜 힘들다”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다. 비판이 본업인 기자들을 만나길 꺼리는 건 단체장의 생리일 수 있다. 그러나 도 정책과 방향을 도민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들이 안 지사 얼굴보기가 힘들다면, 도민들은 도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의 벼슬을 함부로 구하지 말라'고 했다. 지금의 단체장인 목민관은 주민이 겪는 어려움을 현장에서 온몸으로 살피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어려운 자리라는 뜻이다. 안 지사는 중앙지와의 인터뷰에서 “시합에 나서기 전 여러가지 구종을 익히고 있는 불펜투수”라고 말했다. 차기 대권도전을 표현하는 안 지사 특유의 화법이지만, 지사직은 '구종 연습'하는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안 지사는 비슷한 연배인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와 함께 차기 대권주자인 잠룡으로 불린다. 남경필 지사와 원희룡 지사의 최근 행보는 안 지사와 결이 사뭇 달라 보인다. 남경필 지사는 선거 공약인 연정의 일환으로 새정치민주연합측에 사회통합부지사직과 6개 산하기관 인사권을 내줘, 여야를 막론하고 찬사를 받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30일자 중앙지 인터뷰에서 “차기(대선)는 아니다. 제주에서 나름대로 소통과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충청권의 유망한 정치인인 안 지사가 제대로 된 소통없이 도정성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 지사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라도 일과 소통의 폭을 넓히는 것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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