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능 D-100' 고3 교실…졸음과 싸우며 서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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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수능 D-100' 고3 교실…졸음과 싸우며 서서 공부

친구와 대학고민 나누고 100일 짜장면으로 격려 수시비율 높아져 수능 의미 줄었지만 무게감 여전

  • 승인 2015-08-03 18:22
  • 신문게재 2015-08-04 7면
  • 박고운 수습기자박고운 수습기자
“졸리지만 서서라도 공부해야죠. 1초라도 아까운 걸요.”

3일 대전도안고 3학년 7반 교실 뒤에는 높은 책상 두 개가 졸린 학생들을 위해 놓여있었다. 졸음을 떨쳐내고 서서라도 공부하기 위해서다. 수능 100일을 하루 앞두고 교실 뒤 책상은 졸음을 물리치고 수업에 집중하려는 학생들로 붐볐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써놓은 '순간을 미루면 인생마저 미루게 된다'는 급훈을 졸린 눈을 비벼가며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옆 반인 8반 교실에서는 영어 듣기 소리가 복도 밖으로 흘러나왔다. 아이들은 누가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수능 외국어영역 듣기 시험을 치르듯 한 단어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EBS수능 70% 연계율이 보여주듯 수능 100일을 앞둔 시점의 방과후 수업은 EBS교재가 교과서였다.

수업시간 고3 수험생들의 눈은 칠판, 교재, 그리고 선생님에게만 집중됐다. 아이들의 일과도 문제풀기로 시작해 문제풀기로 끝나는 하루였다.

오세완 학생은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서 문제집 위주로 공부하고 10시에 학교가 끝나도 독서실에서 마무리 공부를 하는 게 자신의 하루 일과”라고 했다.

수시비율이 정시보다 높아져서인지 과거처럼 수능 100일 선물이나 기념일을 챙기던 때처럼 큰 의미를 두진 않았지만 여전히 수능 100일이라는 무게감은 큰 듯했다. 그 무게감은 한 문제라도 더 풀겠다는 의지로 나타났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지만 자리를 떠나기보다는 수업시간에 풀던 문제를 마저 풀기위해 자리를 지키는 학생이 많았다. 에어컨이 교실마다 켜져 있었지만 문제가 잘 안 풀리는지 연거푸 부채질을 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긴장감이 고조된 교실사이로 학생들은 대학에 대한 고민을 친구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아이들은 수능 100일이라는 시간적 개념보다는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얘기할 때 고3수험생임이 가장 실감난다고 했다.

수능 백일주라 일컫던 문화도 없어졌다. 요즘은 3년째 같은 반인 친구와 짜장면을 같이 먹으면 시험을 잘 본다는 말이 있어 학생들 사이에선 3년째 같은 반인 친구와 100일에 짜장면을 먹는게 유행이다.

수능 100일을 앞두고 비장해진 아이들의 모습을 선생님 역시 느끼고 있었다.

박현정 도안고 교사는 “수능 100일을 앞두고 아이들이 자습도 안 빠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며 “또 수시지원을 앞두고 대학진학을 염두에 둔 진로상담실 방문이 많고 입시책자와 진학사이트를 참고해 아이들 또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고운 수습기자 highluc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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