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오후 2시쯤 청주시가 시청 옆 인도에 설치된 옛 노인병원 노조의 비닐 농성장을 철거하고 있다. |
새 위탁자인 의명의료재단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처음이어서 이 자리에서 '고용승계'에 대해 재단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청주시에 따르면 의명의료재단이 1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병원 운영 계획 전반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청주시는 지난달 20일 의명재단에 옛 직원 고용승계 등을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이승훈 시장이 같은 달 13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면담에서 이들이 요구한 ▲간병업무 직영 ▲시민 일자리 창출 차원의 시민 우선 고용 ▲노조·비노조 구분 없이 실직자 우선 고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명재단은 직원 채용의 경우 당장 업무에 투입할 필요 인원을 최소한으로 채용하고 추후 업무 확대에 따라 추가로 고용키로 했다. 이에 이날 청주시가 옛 노조원을 우선 고용해달라고 권고했던 만큼 재단이 어떤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의명의료재단은 고용과 관련, 다소 유연한 자세로 돌아섰으나 여전히 노조원 전체를 끌어안는 방식의 고용승계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가 요구하는 '노조원 전원 고용 승계'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노조가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병원 정상화를 서두르려는 청주시는 재단의 공식 입장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의명의료재단은 난항을 겪는 전 운영자 한모씨와의 시설 인수인계 협상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의료장비나 재고 의·약품에 대한 재단과 한씨의 산정 가격에 큰 차이가 있어 인수인계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양측의 자율적인 협상에 의한 인수인계가 어렵다고 판단, 소송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주 노인전문병원은 전 위탁자가 노조와 갈등을 겪다가 지난해 6월 5일 운영을 자진 포기, 임시 폐업했다.
청주시는 3차에 걸친 공모 끝에 지난해 말 대전의 의명의료재단을 새 운영자로 선정했다. 노조원들은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청주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여왔으나 최근 시가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청주=정태희 기자 chance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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