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빠’라는 말은 무한도전 골수팬을 말합니다. 필자는 ‘무도빠’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무한도전을 즐겨보던 시청자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TV 시청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과거 시점이 된 것이 안타깝지만, 아직도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시청자임에는 틀림없죠.
무한도전은 2005년 4월 오늘(23일) ‘무모한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 디뎠습니다. 첫 방송은 연예계에서 조금은 덜떨어진(이 말은 팬들의 원성이 들립니다) 사람들이 모여 황소 1마리와 5명이 줄다리기를 벌였죠. 초등학교 운동회에 입을 법한 체육복을 입고 젖 먹던 힘을 다해 줄을 잡아당기는 것을 보면서 황당하기도 하고, 묘한 끌림이 있던 예능이었습니다.
처절함에서 웃음을 찾는 중독성은 이후 ‘전철과 100m 달리기 대결’, ‘목욕탕 물 채우기’ 등으로 이어졌죠. 그리고 차승원 씨의 ‘연탄 편’은 무한도전의 레전드 중 하나였습니다. 그때 모델로도 배우로도 어디 하나 빠질 데 없던 ‘그 잘난’ 차승원 씨가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죠. 하얀 쫄쫄이 복장에 빨간색 팬티를 입고 연탄을 던져 쌓던 모습과 파란색 운동복에 늘어진 하얀 러닝을 입고 석탄 더미에서 구르던 모습은 아직도 박장대소를 만들게 합니다.
자칭 평균 이하의 멤버들이 이후, 혹독한 훈련을 통해서 레슬링을 하고 봅슬레이 타기를 멋지게 성공시키는가 하면, 가요제를 통해 소개된 노래가 여름 음반시장을 달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죠. 그런가 하면 힘들어하는 시청자들을 찾아가 용기를, 직장인의 애환을 담기도 했으며, 입양아들의 삶을 짚는 등 웃으면서 눈물을 흘리게 한 첫 번째 예능이기도 했습니다.
올해로 11년을 맞이한 무한도전은 ‘제42회 한국 방송대상’에서 대상을 받는 등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TV 프로그램으로 자리했습니다. 예능을 통해 “그래! 나도 할 수 있어!”라는 희망이 솔솔 샘솟게 한다면 반칙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인기의 비결이었나 봅니다.
지금은 11년 전과는 다르게 멤버들의 인기가 높아졌고, 그동안 피나는 훈련에 ‘너무 똑똑해져 버린(?)’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들게도 합니다. 하지만 웃기겠다는 신념은 여전히 ‘무한대’라고 봅니다.
시청자의 웃음을 위해 이유 없이 “그래! 가는거야~~ 무~한~~ 도전!!!”
오늘(23일) 저녁 6시 20분에 MBC에서 방송됩니다./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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