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외경마장 앞에 경마정보지 가판대들이 인도를 점령해 보행에 위협을 주고 있다. |
“경마장이 개장하기 한 두 시간 전부터 나와 있어야 주차장을 지킬 수 있어요. 주차장을 늘리지 않는 마사회나 세수에 눈이 멀어 모른 척 뒷짐 지는 천안시나 다 똑같네요.”
천안 화상경마장이 위치한 서북구 두정동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경마가 있는 날이면 가게 밖으로 나와 주차장을 지키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잠시라도 자리를 비웠다가는 경마장 이용객들의 무단 주차로 영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상경마장 인근에 있는 대부분 자영업소가 비슷한 상황으로 마사회 천안지사와 시에 강력한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의 힘없는 외침은 10여 년째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2005년 개장한 천안 화상경마장은 당시 두정동 인근의 개발이 안된 허허벌판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경마장 인근을 중심으로 대규모 원룸텔과 도시형 주택들이 줄줄이 들어서 천안의 대표적인 주거단지로서 자리를 잡았고 식당 등 자영업소들도 덩달아 증가했다.
문제는 경마가 열리는 날이면 시민뿐만 아니라 외지인 등 한꺼번에 수천명이 장외경마장으로 몰리보니 이 일대가 대형 주차장을 연상케하고 있으며, 경마 정보지와 포장마차 형태의 불법 음식점들도 인도를 점령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에는 경마장 반경 200m 내 인도와 도로변에는 사람이 통행할 수 없을 정도로 불법 주차된 차량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이날 보행자들은 인도를 벗어나 도로변으로 통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되지 않던 주행 차량과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수차례 목격됐으며 최근 2명의 교통사고 사상자까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천안 화상경마장 내 주차대수가 고작 80여 대 밖에 되질 않기 때문으로 1일 평균 경마장 고객 수가 6000~7000명에 육박하는 것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현재 경마장 인근에 불법주차단속을 위한 폐쇄회로TV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며 화가 난 상인 등이 위법관련 신고를 해도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인 A씨는 “경마가 없는 날은 CCTV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지금 보시다시피 경마가 있는 날이면 CCTV 앞에도 버젓이 주차가 돼 있는 등 시가 일부러 단속을 안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제대로 과태료가 부과된다면 사람들이 유료 주차장에라도 주차하지 않겠냐”고 강한 의구심을 표현했다.
천안 화상경마장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입장정원을 축소했고 질서근무자와 실버요원 6명을 채용해 주차지도를 하고있다”며 “장기적인 방침으로는 주차장 확보를 위한 안을 마련해 본사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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