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다문화가정 일곱 부부, 백년가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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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가정 일곱 부부, 백년가약

  • 승인 2016-07-24 15:27
  • 신문게재 2016-07-24 20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경제적 여건 열악해 결혼식 못 올린 일곱 부부
대전 결혼 예식업 운영자협회 도움으로 결혼식 올려



“이제라도 결혼식을 올려 정말 행복합니다.”

24일 ㈜더 오페라컨벤션웨딩홀에서 다문화 가정 일곱 부부가 백년가약을 약속했다.

이날 더 오페라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제6회 다문화 가정 무료합동결혼식’에선 필리핀,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 다문화 가정 일곱 부부가 평생 함께할 것을 맹세했다.

혼인신고는 했지만 경제적인 여력이 부족해 결혼식을 하지 못한 이들이 ㈔대전 결혼예식업 운영자협회(회장 박희삼)와 대전시의 지원을 받아 마침내 평생의 단 하나뿐인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 신부 입장” 사회자의 말이 떨어지자 일곱 쌍의 다문화 가정 부부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주례선생님 앞에 섰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입가에 미소는 끊이질 않았다.

“부부는 서로 평생 가약을 맹세합니까?” 주례를 맡은 김정기 사학연금웨딩홀 대표의 말이 끝나자 일곱 부부 모두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들은 서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다른 부부들과는 달리 한 부부는 서로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2006년 혼인신고를 했지만 경제적인 여건 탓에 10년째 결혼식을 못 올린 그동안의 서러움이 주마등처럼 지나간 탓이다. 신부는 공들인 화장이 지워질까 애써 흐르는 눈물을 참았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신랑은 신부의 두 손을 꼭 잡고 사랑한다는 말을 나지막이 속삭이며 신부를 달랬다.

다문화 가정 부부의 서약이 끝나자 이들의 결혼을 축하하러 찾은 하객 500여 명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 하객은 “신부가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항상 고민해 왔다”며 “이제라도 결혼식을 올려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진행된 다문화 가정들의 축하공연이 열렸고, 이들은 신부 한 명 한 명에게 꽃을 한 송이씩 전달했다.

“신랑 신부 행진 하겠습니다” 결혼식의 마지막 순서인 행진이 다가오자 일곱 부부는 하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진정한 부부가 됐음을 알렸다.

이날 결혼식은 VIP웨딩홀과 더맑음 웨딩홀, 파라다이스웨딩홀, 사학연금웨딩홀, 유성커벤션웨딩홀, ㈜더 오페라컨벤션웨딩홀으로 구성된 ㈔대전 결혼예식업 운영자협회에서 2000만원 상당의 신부 메이크업과 드레스, 하객 식사비 등을 전액 지원했다. 현재까지 49쌍의 다문화 가정 부부를 위해 무료 결혼식을 올렸다.

박희삼 회장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생활 여건이 어려워 결혼을 못 올린 부부를 엄선, 결혼식을 추진하고 있다”며 “협회가 계속되는 한 앞으로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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