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5일)은 71돌 광복절입니다.
1945년 일제의 핍박에서 벗어나, 온 국민이 손에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목소리 높여 부르던 그 날입니다. 35년간 빼앗겼던 주권을 다시 찾은 나라의 뜻 깊은 경삿날이며 국경일로 괘를 달리하고 있는 북한과 공통적으로 지내는 유일한 국가기념일(북에서는 인민정권창건일로 기념)이기도 합니다.
한 민족이 함께 기뻐해야할 날에 아직도 우리는 국토분단과 민족분열에 갇혀있는 것이 작금의 모습입니다.
8월 15일 광복으로 빛은 되찾았지만 그늘이 너무도 깊습니다.
올 해는 그 응달이 말복 더위에 시립기까지 합니다.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한 대화의 통로가 모두 차단된 가운데, 사드배치 결정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를 긴장상태로 몰고 가면서 ‘신냉전 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부가 일본과 ‘10억엔 외교’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처사는 광복의 빛을 흐리게 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기도 합니다. 답답하기만 한 미래를 헤쳐가기 위해 잊혀 진 역사의 한 자락을 펼쳐보는 것도 한 방편은 아닐까 생각하며, 서가에 꼭꼭 묻어놓은 8월 15일의 일들을 꺼내 봅니다.
*1945년 대한민국, 일제에서 해방
▲ 1945년 8월 16일 오전 9시 마포형무소 앞에서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 모습/사진=위키백과 |
-1945년 8월 15일 정오에 히로히토 천황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항복함으로써 해방을 맞이했다. 그러나 해방 직후 미군과 소련에 의해 남북이 분단되는 비극이 발생됐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퍼레이드 모습/사진=국가기록원 |
-1948년 5월 10일 남한 단독선거로 제헌국회가 구성돼, 7월 17일 헌법제정을 선포했으며 8월 15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정식으로 수립됐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망
▲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광복 29주년 기념식에서 육영수 여사가 피격당한 모습<왼쪽>과 범인 문세광/사진=연합DB |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가 서울 장충동국립극장에서 광복절 29주년 기념식 도중 재일 한국인 문세광이 쏜 총탄에 맞았다. 냉전시대의 최대 비극 중 하나였다.
*1987년 독립기념관 개관
▲ 독립기념관 전경/사진=연합DB |
-1982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맞서, 온 국민이 돈을 모아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에 독립기념관을 개관했다.
*1989년 임수경.문규현 신부 판문점 통해 귀환
▲ ‘임수경, 판문점 넘어 귀환’을 알리는 기사/사진=중도일보 1989년 8월 16일자 |
-1989년 8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 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밀입북한 임수경이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문규현 신부와 함께 판문점을 통해 걸어서 돌아왔다.
*1995년 옛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시작
▲ 1995년에 철거된 조선총독부 건물<왼쪽>과 1995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옛 조선총독부 건물인 중앙청사 첨탑을 해체하는 모습<사진=연합DB> |
-1948년 광복 이후 조선총독부건물은 ‘중앙청’이라 불리며 대한민국 정부청사와 국회의사당,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쓰였다. 이후 1995년 8월 15일 철거가 시작됐다.
*2000년 서울과 평양에서 첫 남북이산가족상봉
▲ ‘이 눈물 통일의 바다로 흘러라’ 제목의 이산가족 상봉 기사와 북 민항기 역사적 착륙 모습을 담은 기사/사진=중도일보 2000년 8월 16일자 |
-2000년 8월 15일 분단 반세기만에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이산가족 200명이 만났다. 이날, 이산가족들을 태운 북한 민항기 고려항공기가 50년 만에 최초로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2002년 서울 민족통일대회
▲ 남북민족공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는 북측 예술단 모습과 민족통일 대회 행사 모습/사진=중도일보 2002년 8월 16일자 |
-2002년 8월 15일 ‘민족통일 대회’가 남.북한 민간대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조금씩 조금씩‘ 통일을 위한 발걸음을 느렸지만 행복했다.
*2005년 8월 민족통일대축전
▲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김기남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대표단 일행이 국립묘지를 참배한 기사와 남북축구경기 모습/사진=중도일보 2005년 8월 15일자 |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이 열렸다. 분단 이후 남북 이산가족이 처음으로 전국 7개 지역에서 동시에 화상 상봉을 하기도 했다.
역대 8월 15일에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을 짚어봤습니다. 냉전시대는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만들었는가 하면, 평화와 화해의 시대에는 통일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71돌을 맞이한 광복절, 우리는 이제 어느 방향으로 향해 가야할지 이즈음에서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김은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