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이 없어 한산한 금산수삼센터 수삼 소매시장. |
오랜 경기침체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데다 법 시행으로 소비심리가 더욱 꽁꽁 얼어붙어 엎친데 덮친 격이다.
25일 오후 금산수삼센터 수삼을 판매하는 소매장시장은 물건을 고르는 손님이 손에 꼽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지난 해 이맘 때 쯤이면 선물용 수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로 분주했다.
선물용 수삼을 구입하는 손님이 없다 보니 시장 앞 선물용 수삼 포장 매장들로 한산하기는 마찬가지.
지속된 경기침체 영향도 있지만 법 시행을 앞두고 위축된 소비심리가 시장에 그대로 반영된 탓이 크다는 볼멘소리다.
수삼센터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했다는 김 모씨(67·여)는 “오늘 마수거리도 못했다. 이거 하나가지고 먹고 사는데 올해 같은 때는 없었다”며 “명절 때 선물용 수삼은 주로 중소기업에서 구입해 왔는데 올해는 아예 발 길 조차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음 달 28일 전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김영란법 후폭풍으로 추석 선물용 수삼 판매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선물용 수삼은 통상 2채(1.5kg)의 수삼을 바구니에 담아 포장하는데 보통 10만원 안팎의 가격 구성이다.
최소 가격으로 잡더라도 김영란법에서 제한한 선물가격 한도 5만원 이하로는 상품구성이 사실상 어렵다.
여기에 수삼은 고가의 선물이라는 인식이 강해 주고받는 이들의 심리적 부담이 크다는 것도 구매를 꺼리는 이유다.
인삼제품 유통업체 대표 김 모씨는 “12년 동안 추석과 설 명절에 DM 영업을 통해 선물용 상품 주문을 받았는데 올해는 아예 발송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이 불 보듯 뻔 한데 더 이상 이 사업을 붙들고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폐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선물용 수삼 판매업자들은 선물 수취인의 수령 거부사례로 인한 추가 피해 발생 우려도 제기했다. 유통업체 대표 길 모씨는 “수삼은 생물인데 수취인이 수령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면 반송할 수밖에 없는데 더운 날씨에 운송과정에서 손상될 수 있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물용 수삼과 함께 인삼제품 제조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홍삼엑기스, 정과류 제품 등도 5만원 이하 가격구성은 찾아보기 어려워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때문.
홍삼제품 전문 제조업체 대표 김 모씨는 “명절 선물용 홍삼제품은 앞으로 법 시행으로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수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까지 위축돼 갈수록 경영이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원망했다.
경제는 심리다. 오랜 경기침체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금산 인삼업계.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엎친데 덮친격 된서리를 맞고 있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지역 인삼업계의 고민과 주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금산=송오용 기자 ccms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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