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9월21일:노금석, 미그15기 몰고 ‘첫 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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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9월21일:노금석, 미그15기 몰고 ‘첫 귀순’

  • 승인 2016-09-20 20:00
  • 김은주 기자김은주 기자
▲ 노금석
▲ 노금석

6.25 전쟁의 포화가 채 가시기도 전인 1953년 9월 21일 이른 아침 소련제 은색 미그15기(MiG-15) 한 대가 김포비행장에 대담하게 착륙했다. 비행기를 몰고 온 조종사는 땅에 발을 디디자마자 자신의 견장을 떼고 김일성 사진이 붙은 신분증을 땅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북한 비행기가 착륙하자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달려 나간 미군 비행사의 손을 부여잡으며 기뻐했다.

비행기를 몰고 사선을 넘어온 그는 21세의 북한 공군 상위 노금석 이었다. 노금석이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대한민국으로의 귀순이 성공한 순간이었다. 노금석은 16세 때에는 북한 해군군관학교 재학 중에 배를 타고 해상 탈출을 시도하다 실패한 경험에 결국 북한 최연소 조종사가 돼 비로소 탈출한 것이었다.

▲ 노금석과 미그15기(MiG-15)/사진=위키백과
▲ 노금석과 미그15기(MiG-15)/사진=위키백과

그가 몰고 온 ‘미그15기’는 미군이 그동안 눈독을 들이던 물건이기도 했다. 6.25 전쟁 때 미군의 B-29 폭격기를 괴롭혔던 것이 미그15기로, 성능 분석이 절실했던 기체였다. 당시 美 마크 클라크 유엔군 총사령관은 미그기에 대해 보상금 10만 달러를 걸었으며, 이를 몰고 망명하는 북한 조종사에게는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작 노금석은 보상금에 대한 이야기는 금시초문이었지만, 그에게는 10만 달러의 상금이 손에 쥐어졌고 미군은 그를 통해서 소련의 항공기술을 샅샅이 알게 됐다. 금전적인 보상도 컸지만 그가 귀순하면서 얻은 큰 기쁨은 먼저 월남한 어머니와 만남이었다. 이후 노금석은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켄 로' (Ken Rowe)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뒤 미국 시민이 됐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주선으로 델라웨어대 공대에 진학해 공학을 공부해 듀폰사 등 방위산업체에 근무한 후 은퇴했다.

작년 3월에 ‘The Great Leader and the Fighter Pilot(위대한 수령과 전투기 조종사)’ 라는 제목의 북한 관련 책이 출판되기도 했다. 책은 노금석이 20대가 될 때까지 겪은 북한의 모습과 탈출기를 포함해 김일성 정권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담았다.

63년 전 오늘은 미그15기를 몰고 자유를 향해 날았던 노금석의 이야기가 대한민국의 하늘에 새겨진 날이었다./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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