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인(대덕대 총장) |
필자가 존경하는 어른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네의 지난 과거가 궁금하신가? 그렇다면 현재 자네가 자네모습을 잘 살펴보시게. 현재 자네의 삶은, 과거 자네의 생각과 말, 행동과 습관들이 모여서 이룬 결과라네. 마찬가지로 자네의 미래가 궁금하시면 현재 자네가 무슨 생각과 말을 하고 있는지, 또 그것이 어떻게 행동으로 구체화되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면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지.” 지금 내 생각이 내 삶의 근본이 되고 미래의 출발점이 된다는 말씀이다. 최근 들어 우리사회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젊은이나 아프거나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힐링(healing)이라는 단어가 유행어가 되고, 급기야는 힐링음식, 힐링운동, 힐링관광 등 새로운 산업으로 번창하고 있다. 우리의 아픔이 힐링 처방만으로 치유가 가능한 것일까? 이쯤에서 잠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하버드대 연구팀은 1930년대에 하버드에 입학한 2학년생 268명과 서민 남성 456명, 그리고 여성 천재 90명을 72년간 관찰해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수집했다. 건강한 인간의 전생애에 걸친 연구로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삶에 있어서 행복의 조건에 대한 답을 정리한 결과가 ‘행복의 조건’(조지 베일런트 저, 이덕남 역)이라는 책이다. 이들의 결론은 과연 무엇일까? 연구자들이 찾은 답은, 어려움에 대처하는 긍정적인 자세, 젊은 시절에 형성한 인간관계, 평생동안 꾸준한 배움과 안정적인 결혼생활, 적당한 음주와 규칙적인 운동 등이 행복의 열쇠라는 것이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이다. 타고난 능력이나 재능보다는 일생동안 꾸준하게 가꾸면서 성취한다는 것이다.
최근 어느 아파트에서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해주면 매달 관리비가 죽을 때까지 올라가고, 공기 오염으로 수명이 단축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전단지를 주민이 돌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그런데 얼마 후 다른 아파트에서는 80대 노인이 아파트 경비실 5곳에 에어컨을 설치해주었다는 미담이 보도되어 대조를 이루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에어컨 선물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사연을 들어보니 감동이었다. 노인이 아내를 병간호할 때 경비원들이 많은 도움을 주어 고마웠고, 아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조문까지 하며 위로해 주었다는 것이다. 그 고마움에, 올 여름에도 비좁은 경비실에서 폭염으로 고생하게 될 경비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에어컨을 선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제의 고마움이 오늘의 보답으로 이어진 것이다.
오늘이 소중한 이유는 내일의 희망을 실현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어제가 오늘을 만들었듯이, 현재의 내 말과 행동이 내일을 만드는 것이다. 나와 우리, 그리고 내가 속한 조직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바로 오늘에 있다. 그것도 나의 긍정적인 언어와 약속에 대한 실천에 말이다.
김상인(대덕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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