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의 유례없는 큰 비로 물난리를 겪는 와중에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이를 비판하는 여론을 향해 “국민은 레밍 같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학철(자유한국당) 충북도의원이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밤 9시 1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일부 발언이 교묘하게 편집된 것 같아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국민에게 상처 준 것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박한범(자유한국당) 도의원은 입국 즉시 충북도청으로 이동해 23일 새벽 0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낳은 이번 수해와 비상상황을 뒤로 한 채 해외연수를 강행해 도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 드린데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수해로 고통과 아픔을 눈물로 견디는 도내 수재민 여러분께 저희 과오로 상처를 안겨드린데 대해서도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일하고 짧은 생각으로 도의원 책무를 망각하고 있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며 “어떤 비난과 질책도 모두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레밍 발언’과 관련해서는 억울한 심정을 밝혔다.
김 의원은 “외유라는 언론 보도에 답답함을 토로하다 ‘레밍 신드롬’을 말했지만 국민을 빗댈 의도는 없었다”며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표현이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20일 귀국한 최병윤(더불어민주당)·박봉순(자유한국당) 의원과 지난 18일 8박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로마 등을 둘러보는 유럽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이들이 떠난 시점이 청주를 비롯한 충북지역에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가 난 지 이틀 뒤라 비난의 여론이 거셌다.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민들이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1일 이번에 연수를 떠난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을 제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최병윤 의원에 대해 오는 25일 도당 윤리심판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청주=오상우 기자 osw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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