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0일 전만 해도 서부지역 생활용수를 도맡은 보령댐은 42년만의 가뭄이라던 2015년보다 낮은 저수위였다. 보령댐 저수율은 현재 19.4%로 올라섰지만 10% 이하로 떨어진 사례는 1998년 준공 이후 처음이었다. 게다가 2015년 이후 매년 강수량이 70% 수준인 1000㎜를 겨우 넘어서고 있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 또한 수계 간 네트워크 연결로 풀 수 없는 근원적인 한계다. 강수 패턴 변화와 지형적인 영향으로 강우량의 상당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지형상의 문제도 있다. 최근 내린 비도 국지성이 강해 충남 일부 지역에는 절대량이 부족하다. 대산임해산업단지 용수를 감당하는 대호호 역시 한때 바닥을 드러냈다. 가뭄 피해는 또 언제라도 반복된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맞춘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물관리가 필요하다.
단계 하향 이후에도 예상되는 내년 봄가뭄까지 내다봐야 한다. 수원의 90% 이상이 댐과 하천 등의 지표수인 한계를 넘어서려면 그 대안은 다각적이어야 한다. 환경부와 충남도, 보령시, 중부발전이 맞손을 잡은 하수처리장 재이용수 공급 사업도 그 하나다. 수자원 총량의 30%도 못 쓰고 바다로 유실되는 문제는 장기적인 해결 과제다. 지표수만 계속 쓰면 물공급 체계가 늘 미비할 수밖에 없다. 담수의 3분의 1인 지하수의 활용률을 높이는 방안까지 생각해볼 때다.
일부 지자체가 운용하는 빗물이용시설 정보관리시스템 활성화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 지자체는 물 통합관리를 강화하면서 정부 정책과 연계해 항구적인 물관리 대책을 펼치기 바란다. 농업용 저수지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던 서산, 예산, 보령, 태안 등의 저수율은 충분하지 않다. 지하수 파고 기우제 지내던 것이 불과 한두 달 전이다. 수위가 올랐지만 보령댐 저수율은 평년의 40.2% 수준이다. 고비를 막 넘겼을 뿐, 가뭄 상시화는 지금도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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