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기백수’ 증가, 나빠진 일자리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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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장기백수’ 증가, 나빠진 일자리 질

  • 승인 2017-08-17 16:04
  • 신문게재 2017-08-18 23면
장기간 구직활동을 하면서도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반년 넘게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백수’ 의 비중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계청은 지난달 구직기간 6개월 이상 실업자는 18만명으로, 1년 전보다 8천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자리의 질이 더 나빠졌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지난달 장기백수 비중은 전체 실업자 96만3천명의 18.7%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 9월 19.7% 이후 가장 높았다. 실업자 5명 중 1명이 장기백수라는 의미다. 실업자 비중은 전반기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 취업공채가 본격화되는 9~10월께 절정에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일시적으로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됐다가 구직활동을 재개하는 경우도 많아 장기백수 비중은 더 크다고 봐야 한다.

장기백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일자리 질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자 고용시장의 침체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일자리 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세계 최장인 근로시간 단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 정책과 관련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인력 확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모든 시선이 쏠리면서 고용시장의 분위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

실업난은 민간기업의 협조없이 정부의 힘만으론 해결할 수 없다. 정부는 기업에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고 있으나 기업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대기업은 법인세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로 잔뜩 움츠려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큰 부담을 줘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노동시장의 왜곡이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자리 정책의 성공은 결국 민간기업의 고용 확대에 있다. 국민세금들여 공무원을 늘리는 것은 마중물로서의 역할은 몰라도 한계가 있다. 정부는 뒤늦게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대해 세제·금융 등 각종 혜택을 주기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으나 반응은 냉랭하다. 정부는 투자여건 개선과 규제혁신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에 나서야 한다. 일자리 정책의 성공을 위해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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