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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유관순 영정 교체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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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2-04 00:00 | 신문게재 2007-02-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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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았던 유관순 열사의 표준 영정이 21년 만에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얼굴이 실제와 달리 왜곡된 것 말고도 그동안 친일 화가가 그렸다는 이유로 숱한 논란거리가 됐었다. 작품 기교와 작가정신의 영역에서 모두 문제였다. 아직 남은 절차가 있긴 하지만 유관순 영정 교체를 계기로 다른 역사인물들의 영정 또는 동상에 대해서도 잘못된 부분은 고쳐야 할 것이다.

새 표준 영정은 유관순연구소 용역보고서 등의 고증과 관련자들의 증언, 역사적 정황이 반영된 결과물로서 충남도, 천안시, 또 문화관광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단순히 천안 추모각의 영정 교체 이상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다. 현재의 영정과 단순 비교하면 새 영정에 민족소녀의 모습이 투영된 것은 우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증언과 고증을 강화했다면서, 이유가 무엇이건 광복 이후의 표준 태극기가 사용돼 또 다른 말썽의 소지를 남긴 점은 아쉬움이다.

우리는 아울러 유관순 영정 교체가 이순신, 신사임당, 김유신 등의 표준 영정 대체에 있어 좋은 자극제가 됐으면 한다. 민족적 존경을 받는 선현들의 얼굴이 친일 화가의 붓끝에서 태어났다면 이건 대단한 모순이다. 지금 걸려 있는 정약용, 강감찬, 윤봉길, 정몽주 등의 영정도 종전 유관순 영정 제작자의 손을 거쳤다는 점에서 똑같은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같은 맥락에서 친일 논란 시비에 휘말렸던 새 만원권 지폐의 세종대왕 표준 영정이 그대로 유지된 것도 문제다. 다행히 진주 논개 영정은 새 유관순 영정을 그린 윤여환 교수에 의해 다시 그려질 것 같다. 이밖에 우리 사회의 동상 제작 열풍에 휘말려 급조된 수많은 동상들이 있다. 원효대사, 을지문덕, 이율곡의 동상은 대표적인 날림이다. 왜곡을 바로잡아 역사인물의 정신이 배어나도록 하는 것은 선양사업의 출발이지, 세금 낭비가 아니다.

작가의 필치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이미지로 가감될 수 있는 것이 영정그림이다. 왜곡 못지 않게 나쁜 것은 지나친 미화일 수도 있다. 문화관광부 동상영정심의위원회의 역할도 강화해 최종 심사까지 보다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표준 영정과 동상, 기타 조형물을 바로잡는 작업은 곧 역사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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