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스파는 심신의 피로를 푸는 힐링의 수단이다. '더러운 몸을 씻는다'기 보다는 '따듯한 물에 피로를 푼다'는 인식이다. 세계에서 온천을 가장 즐기는 일본의 습관은 섬나라 특유의 습한 기후와 전국에 분포된 3600여 곳의 온천이 만나 가능했다.
태국은 웰니스 투어리즘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사례다. 1000년 전통의 민간생활건강법인 타이 스파는 병원과 리조트에서 예방적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나 통증 치료법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관광적 측면에서 육성했다면 지금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인력과 자격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민간중심의 온천과 종사자 관리(일본)
전통적인 일본 온천지역의 료칸 노천탕. 일본 혼슈 중앙부 미에현(三衆)의 시카노유 료칸. |
수온에 따라 냉광천(25℃미만), 미온천(25~34℃미만), 온천(34~42℃미만), 고온천(42℃이상) 등 4개로 분류한다. 액성(pH)에 의해서는 강산성천(2미만)에서 중성천(6~7.5미만), 강알칼리성천(10 이상)까지 7개로도 나눈다. 하지만, 현행법은 온천에 녹은 화학적 조성에 의해 단순온천에서 방사능천 등 13개로 분류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한방을 이용한 한국의 스파산업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전통의학을 모두 폐기한 일본이 천연약재를 이용한 대체의학에 관심이 높아지고 '동의보감' 등 각종 한류 드라마의 열풍에 힘입고 있다. 사진은 일본 한방스타일협회 회원들이 한방을 스파에 접목시키는 강연을 듣고 있다. |
'온천입욕지도원'은 학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응급처치 등 이틀간의 교육 후 필기시험을 치른다. 도쿄에서는 연 5회 등이 시행된다.
'온천이용지도자'는 관련 분야 자격소지자만 지원 가능한 전문직이다.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을 위한 온천의학, 온열생리치료학 등 기초지식을 갖춰야 한다. 후생노동부로부터 '온천이용형 건강증진시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온천이용지도자'를 고용해야 한다. 교육은 해마다 1회 열려 90분씩 40단위 수업을 이수하고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수강자격은 4년제 체육대학과 의학 보건학과계열 졸업자, 간호사, 이학요법사. 임상검정기사, 보건사, 영양사 등에게만 주어진다.
일본의 천연온천 등급은 5개 등급으로 나뉜다. 1976년 환경청과 운수성(당시)의 지도로 민간단체인 '일본온천협회' 총회 결정에 따라 등급제가 시행됐다. 5년을 주기로 재심사를 받는데 모두 17항목을 소비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일본은 온천마다의 특성을 살린 입욕제가 지역별로 개발돼 있다. 유명상표와 종류만도 수백가지에 이르고 전문점이 아니더라도 생활용품 상점마다 액상과 분말 등 수십가지 형태의 입욕제가 별도의 코너를 마련하고 전시 판매되고 있다. |
우수온천은 정부로부터 '온천이용형 건강증진시설'과 '온천이용프로그램형 건강증진시설'로 지정된다. 후생노동성의 기준을 통과한 이들 시설의 이용요금과 왕복교통비는 소득세 의료비공제를 받는다. 올바른 온천 활용지도와 구급처치를 위해 자격을 갖춘 '온천입욕지도원'을 반드시 고용해야 한다.
일본 혼슈 중앙부 미에현(三衆)의 아쿠아 이그니스(AQUA IGNIS) 온천. 이곳은 웰빙의 삶을 모토로 3명의 유명 요리사가 온천과 결합해 일본 전통식과 서양식, 제과점을 운영해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온천욕이 1인당 6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고 유기농 식사와 디저트가 별도 공간에서 판매된다. |
일본 혼슈 중앙부 미에현(三衆?현)의 아쿠아 이그니스(AQUA IGNIS) 온천의 온천수를 활용해 유기농으로 재배되는 딸기농장 전경. 이곳에서 재배된 딸기는 전량 온천단지 제과점의 케익과 제빵에 사용된다.이와함께 채소를 전문 생산하는 온천수 유기농 단지가 함께 운영 중이다. |
일본의 보양온천 제도를 받아들여 전국에 9곳(2곳 예비지정)을 선정하고도 후속조치를 하지 않아 유명무실해진 국내 상황과 대비된다.
▲세계 스파산업 장악위한 자격정비(태국)
태국 건강부는 지난해 태국스파협회와 협력해 대대적인 제도정비를 단행했다. 스파 업종을 4개 등급으로 구분해 의료(Medical), 건강(Health), 맛사지(Massage)센터, 미용(Beuty)살롱 으로 구분하고 엄격한 시설기준을 만들었다. 이 가운데 의료를 제외한 나머지가 일반적 스파산업군으로 분류된다.
태국 방콕 웨스턴호텔의 스파 등록증. 태국스파협회 아피차이 지에아디싸(Apichai Jearadisak) 고문이 스파업체의 등록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하단의 붉은 책자는 스파등록 체크리스트 규정집으로 태국은 2016년 법 개정과 함께 대대적인 스파산업의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
호텔 등 상대적인 고급업소인 '헬스 스파' 종사자는 모두 자격을 갖춰야 한다. 스파메니저는 대졸 이상 학력과 1년간의 실습과정을 거쳐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속칭 '안마사'로 불리는 테라피스트는 고졸 이상 학력에 연령 20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150시간 이상 전문교육과 30명 이상 실습을 거치도록 했다 자격시험은 이론(20%)과 실습(80%)을 통과해야 레벨(Level)1의 국가인증 자격증을 받는다.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는 노동부가 고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는 교육부에서 각각 양성에 들어가 연간 3000명씩 배출된다. 현재 레벨1 자격자는 5만여 명에 불과하다. 최고 등급인 레벨3는 연간 500명씩 양성되고 있다. 이들의 자격은 우리나라 보건복지부격인 건강부에서 관리한다.
태국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왓포테라피스학교의 수업시간. 1명의 강사가 5명의 실습생을 교육한다. 이들은 타이마사지 165시간, 아로마맛사지 60시간, 발맛사지 30시간 등 255시간 2개월의 교육을 받고 자격시험을 거쳐 레벨1의 등급을 받는다. 교육비는 전과정이 태국인 4만400바트, 외국인은 4만5400바트로 적지 않다. 사진속 흰옷의 바타만 포온(Pattama porn) 교육과장이 레벨1 교육과정 실습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헬스 스파 업소는 장비와 면적, 안전, 환기 등 5가지의 기준을 충족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비교적 고급업소로 태국내 3000개가 운영 중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패키지 상품은 충남의 웰니스 스파 산업이 눈여겨 볼만한 프로그램이다. 일례로 '세계 100대 Best of Best' 평가에서 5위를 차지한 치바솜리조트 스파에는 리조트에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태라피스트 등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상담을 거쳐 고객맞춤 트리트먼트를 시행하고 있다.
태국은 스파산업의 후방산업 가운데 허브를 이용한 건강보조식품이 발달해 있다. 태국 허브 건강식품 전문업체에 수백여종의 허브상품이 진열돼 외국인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
외국에서 타이맛사지에 종사하는 태국인들도 자격화를 위한 현지 교육이 산업부(DITP)와 협업으로 유럽에서부터 진행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확산하는 타이 스파를 고급화하고 스파 산업의 고급 인력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약진과 세계 스파시장 확대
웰니스 스파산업에서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중국이다. 소득수준 향상과 더불어 스파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마사지와 의료서비스 전통이 강해 수년 내 독특한 스파산업을 만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벌써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는 물론 장가계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온천치료와 중국 전통 마사지를 결합한 대규모의 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격수준 역시 이미 우리나라를 넘어설 정도로 고급화가 되고 있다. 중국 샤먼의 일월곡 온천리조트는 주말 성인기준 228원(한화 4만원)이다.
반면 중국의 웰니스 스파는 아직 마사지 이외에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온천상품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 같은 점에 착안해 온천과 메디컬, 관광을 융복합한 충남 만의 웰니스 상품개발이 요구된다.
이밖에 인도는 전통 의학인 '아유르베다'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통해 정통 건강법을 적용한 인도의 스파 문화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 나고야·태국 방콕=맹창호 기자 mnews@
[인터뷰] 마에다 신지(前田紳詞) 일본 한방스타일협회장 "한방결합 한국 스파 산업 이채로워"
마에다 신지(前田紳詞) 사단법인 일본 한방스타일협회 회장. |
㈔일본 한방스타일협회 마에다 신지 회장은 한국에서 각종 한약재를 이용하는 온천문화와 한방화장품, 한방 스파제품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허준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동의보감'과 사상의학을 다룬 '태양인 이제마'에서 천연 약재를 이용하는 한방요법에 감명을 받아 일본에 한방단체를 만들었다.
마에다 회장은 "일본의 온천은 따듯한 물에 몸을 담아 피로를 푸는데 한국의 한방 약제를 입욕제로 사용하거나 사우나에 사용하면 더욱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며 "사상의학에 의한 체질적 분석에 따라 한방제재를 사용하는 방안을 한국에서 개발해 보급해"주길 희망했다.
웰니스 스파의 의료관광 가능성에 대해 "한방을 스파에 접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한방스타일협회 회원들이 부산시와 한방의료 관광 추진"을 소개했다.
마에다 회장은 "충남이 웰니스 스파산업을 본격화하면 회원들과 함께 방문해 한국의 스파를 즐기고 싶다"며 "충남은 백제문화권으로 일본의 역사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준 만큼 웰니스 스파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일본의 관광객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스파형 의료관광에서 중요 포인트는 쇼핑과 온천"이라며 "체류형 관광을 위한 프로그램개발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일본 나고애=맹창호 기자 mnews@
[인터뷰] 스와폰 네오짬바(Suwaporn Naewchampa) 태국 건강부 국장 "세계는 타이 스파를 주목하고 있다"
스와폰 네오짬바(Suwaporn Naewchampa) 태국 건강부 국장 |
태국 건강부 스와폰 네오짬바 국장은 지난해 태국스파협회 아피차이 지에아디싸(Apichai Jearadisak) 고문 등과 협력해 스파업체의 등급을 확정하고 시설기준을 정비하는 한편, 종사자의 엄격한 자격 기준을 마련했다.
스와폰 국장은 "새로운 스파법에 따라 우선 종사자 육성을 위한 전국 350개 테라피스트 학교에 대해 개수명령을 내려 현재 50개가 인증을 통과했고 300곳은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보완이 진행 중"이라며 "의료목적의 메디컬 스파를 제외하고 건강을 위한 스파는 단계적으로 양성화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조사된 일정 규격을 갖춰 당장 양성화가 가능한 헬스스파는 3000곳, 맛사지센터는 4500곳, 미용스파는 1000곳 정도로 확인됐다"며 "태국 정부는 태국 스파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세계 스파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강조했다. 스파산업의 국외진출에 대해 "스위스,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두바이 등에 타이스파 자격교육이 진행 중"이라며 "이는 산업부(DITP)와 링크사업으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스와폰 국장은 "한국이 웰니스 스파에 대해 경쟁자이자 협력자로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싶다"며 "스파학의 프로모션을 공동 진행한다면 상호 도움을 주는 발전적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태국 방콕=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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