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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 재산을 가장 안전하게 보전하는 방법

김호택 연세소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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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1-14 08:37 수정 2017-11-14 10:50 | 신문게재 2017-11-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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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택(연세소아과 원장)
며칠 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로타리연수회와 차기로타리총재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그리고 느꼈다. 전국에 산재한 19개 로타리 지구에서 행해지는 아름다운 봉사와 기부에 대한 스토리들을 들을 기회가 있었고, 이런 사람들 덕분에 '세상은 아직 살만한가 보다'는 생각을 했다.

수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로타리 3750지구 채희우 직전총재의 봉사프로젝트 경험담에 대한 스토리를 들었다. 전남 신안 비금도에 관정을 파서 물을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된 과정을 들으면서 '섬에 우물을 판다는 것이 지난(至難)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기도 안산 지역에서 다문화 청소년들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해주는 봉사활동에 대한 스토리를 들으면서는 '돌멩이국 이야기'가 생각났다.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는 어려운 마을을 지나가던 어느 스님이 돌멩이국을 만든다고 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조금씩 갖고 있는 음식 재료들을 십시일반으로 제공받아 맛있는 국을 만들어 허기를 면했다는 돌멩이국 이야기 말이다.

12세 여성 청소년에게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사업이 있다. 12세가 넘은 청소년은 자비로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가격이 한 번 접종에 15-20만원에 달해 부담이 크다.

200여 명의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에게 로타리가 백신접종을 해주겠다고 나서니 안산고대병원에서는 아이들 건강검진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알게 된 아이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안산시청과 여러 독지가들이 나서서 도와주면서 1억원짜리 프로젝트가 3억원 프로젝트로 커버렸다고 한다. 정말 맛있고 멋있는 돌멩이국이 제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평택 무궁화 로타리클럽의 이순녀 회장은 30년 넘게 새벽 2시에 일어나 떡을 만들어 팔아 일군 재산으로 3억원 가까운 기부를 약속했다. 살아온 인생 스토리, 엄청난 기부를 결심하기까지의 고민, 그리고 결심하고 나니 마음이 개운해지고 평온해지더라는 경험을 들으면서 나는 너무 감동받았다.

내가 얘기할 기회도 몇 차례 있었는데, 내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로타리는 스토리'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세상에 선을 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이 아름다운 스토리들이 쌓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세상 사는 재미도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내 주머니 속 돈이 아깝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어렵게 만든 내 재산 중 일부를 꺼내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면 기꺼이 기부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길 것이다. 내가 바로 그 아름다운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 스스로의 인생이 조금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신문 칼럼을 읽다가 갑자기 크게 보이는 글이 있었다. 다산 정약용선생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재산을 가장 안전하게 보전하는 방법은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

근거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많은 어른들에게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오던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라는 경구와 관련된 글이 아닌가 싶다. 두고두고 곱씹어볼 말이다.

돈이란 누구에게나 항상 부족한 것이다. 정말 돈 없고 빚만 많은 사람에게는 더욱 절실한 문제이겠지만 이미 많은 돈을 갖고 있는 사람도 더 많은 것을 원한다. 그렇지만 재산을 모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흔히 우리가 거지에게 한 푼 던져주는 것을 적선이라고 하지만 적선(積善)의 본래 뜻은 '선을 쌓는 행위'이다. 로타리가 추구하는 'Doing Good in the World'와 일맥상통한다. 이렇게 세상에 선을 행하는 행위는 동서양과 인종의 구분이 없이 일치되는 보편적인 인간의 사고와 행동이다.

내가 남보다 조금 더 여유 있을 때 힘든 사람을 돕는 마음을 갖고 실천한다면 언젠가 혹시라도 나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나도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다산 선생의 '재산을 가장 안전하게 보전하는 방법'의 의미일 것이다.

세상은 함께 사는 것이다.

김호택 연세소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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