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전경 |
지역의 공공미술관인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이 진행 중인 전시 3개가 17일 동시에 종료되면서 내년 1월 중순까지 전시장은 텅텅 비어있게 된다. 시립미술관은 지난 10월 24일과 27일 각각 '정물들의 변종'과 '전영화 초대전'을 시작했다. 이응노미술관도 10월 27일 '이융세&아고스티' 전시를 오픈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두 달여간의 전시가 동시에 끝난 건 올해 안에 예산을 모두 처리해야 하는 회계법에 따르면서다. 전시작품을 원래 있던 곳으로 반환하는 데 드는 비용 등 모든 회계를 정리해야 한다.
두 미술관은 이 같은 이유로 전시 종료일을 17일로 정했다. 통상 일요일 전시가 종료되는데 한 주 더 미뤄지면 크리스마스 연휴로 처리기일이 부족해 17일로 결정했다는 게 미술관의 설명이다.
그러나 대전의 두 공공미술관이 이 같은 행정절차를 따른 반면 광주나 대구, 부산, 제주 등 타 시도의 공공미술관은 지난 9월부터 최장 내년 2월까지 연속 전시를 기획해 대전과 대조를 보인다. 타 시도의 공공미술관은 전시 준비 비용은 당해 예산으로 기획하고 전시 종료 후에 드는 비용은 다음 해 예산으로 전시를 기획했다. 반면 대전은 올 한해 모든 것을 끝내려다 보니 전시관을 한 달 가까이 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대전의 두 공공미술관은 뒤늦게 소장품 전시 등을 기획하고 있지만 전시의 기획·준비 기간이 적어 양질의 전시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응노미술관은 내년 1월 12일 시작하는 소장품전의 작품 일부를 선공개하는 형식으로 미술관을 활용할 계획이며 시립미술관도 소장품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시립미술관은 전시 장소를 미술관이 아닌 엑스포시민광장 2층 DMA아트센터에서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상황에 지역 한 미술계 인사는 "공공미술관은 시민을 위한 곳인데 행정에 매몰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빚어진 것"이라며 "미술관이 왜 시민들의 세금으로 학예사를 두고 전시를 기획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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