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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의 세상만사] 결혼은 미친 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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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3-13 09:08 수정 2018-03-1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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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반명함판
김흥수 편집부 기자
10여 년전에 개봉한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가 있다. 감우성, 엄정화가 주연으로 나온 아주 현실적인 연애소재를 다룬 영화였는데 그 이후로 사람들이 자주 쓰는 하나의 '유행어'가 됐다. 그 말의 뜻는 '결혼은 (절대)하지 말라'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하루이틀일이 아닌 요즘, 왜 우리나라 청년들이 결혼을 안하는 지, 아이를 안갖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혼인이 성사되려면 결혼을 전제로 남녀가 만나야하는데 언제인가부터 사랑보다는 경제적인 면을 우선적으로 보기 시작했고, 이제는 조건 따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또 두 사람이 살아야할 보금자리가 필요한데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금도 버겁다. 운 좋게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들, 두 남녀는 신혼 초부터 큰 빚더미에 오르게 된다. 정부에서 신혼부부 전세대출, 출산장려금 등 갖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신혼부부의 피부에는 와닿지 않는다. 힘들게 집을 얻고 결혼에 골인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이제 육아와 살림의 '행복한 고통'을 느껴야 할 시간이다.

남녀가 결혼을 하게 되면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명확하다. 신혼생활의 즐거움, 가정 속의 안정감 등 얻게 되는 것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들, 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육아의 고통은 생각보다 크다. 새벽에 두시간 간격으로 배고프다고 보채고, 낮에 잘 놀다가도 수틀리면 울고불고 떼쓰는 아이. 순식간에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재주까지. 우리 어머니가 나를 어렸을 때 다리 밑에 버리지 않은 게 감사할 따름이다.

여성들은 불가항력적인 경력단절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 등 보육시스템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한들, 내 아이를 내 손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다들 같을 것이다. 넉넉한 월급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남편을 만난 죄로 짧은 육아휴직기간이 끝나면 아이를 뒤로한 채 사회로 복귀한다. 이제부터 슈퍼맘이 탄생한다. 회사에서 일과 집안 살림, 육아를 동시에 처리하는 초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시대가 달라졌다고는 하나 남성들이 주도적으로 육아와 살림을 하지는 않는다. 그저 옆에서 도움을 줄 뿐이다.

그렇다고 남성들은 편하고 좋기만 할까? 결혼 전과 삶이 많이 달라진다. 밖에서 술 한잔 하려면 와이프 재가를 얻어야 한다. 여성만큼은 아니더라고 언제나 육아와 살림에 대해 신경써야하고 주말은 이미 내 것이 아니다. 가장으로서 책임감에 어깨는 무겁고 노후는 어둡기만 하다.

만약 결혼을 안 한다면 어떨까? 내 아이를 안아보는 기쁨은 누리지 못하겠지만, 또 고독하게 늙어가겠지만, 부담없이 벗들과 술한잔하고, 야밤에 혼자 영화관도 가고, 아무 할일 없는 한가한 주말까지. 조금씩 모아놓은 적금으로 적어도 노후 걱정은 없을지도 모른다.

마흔이 코앞인 기자에게도 결혼을 못하거나 안한 친구 두세명이 있다. 어쩌다 와이프에게 재가(?)를 얻어 함께 술을 마시면 하는 말, '너도 결혼 꼭해라~ 두 번해라^^'


김흥수 기자 tinet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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