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마라톤 선수. 사진=김도연 선수 측 제공 |
21년 만에 여자 마라톤 신기록을 세운 김도연 선수의 소감이다. 김 선수는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2018 서울 국제 마라톤 대회 겸 제89회 동아 마라톤 대회에서 42.195㎞ 거리를 2시간25분41초에 돌파했다.
지난 1997년 권은주 선수의 2시간26분12초보다 31초 앞당기면서 신기록을 달성했고 여자 국내 1위, 국외 선수 포함 종합 순위 5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사실 김 선수는 지난해 5000m 장거리 트랙에서 15분 34초로 한국 여자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트랙 선수다. 그는 트랙 5000m 뿐 아니라 하프마라톤 1시간11분00초의 한국 여자 신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마라톤은 2016년 첫 도전을 시작으로 이번이 세 번째 마라톤 대회였다. 그는 "2016년도에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올림픽이 열리는 해였다"며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계기를 말했다.
김 선수는 장점으로 트랙 선수인 점을 꼽았다. 다른 선수보다 장점인 5000m인 5㎞를 여유롭게 뛸 수 있어서다. 지는 것을 싫어하는 승부욕도 한 몫하고 있다. 승부욕은 높은 수준의 연습과 훈련의 강도를 꿋꿋이 버텨낸 원동력이다.
연습벌레로 불리는 김 선수는 '부상'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겨울엔 무릎 부상으로 대회를 나서지 못했고, 부상에서 극복한 그해 여름 역시 훈련 양을 올리다가 종아리 부상을 겪기도 했다.
그는 "2017년이 부상 때문에 정말 힘들었는데 시합 때 잘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극복해서 열심히 할 수 있어'라는 마음을 되새겼다"며 "긍정적인 측면에서 마인드컨트롤을 하며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 선수가 마라톤으로 전향하기까지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전폭적인 지원과 김영근 육상감독의 아낌없는 지도가 컸다. 김 선수는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잘 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 교육 시 감독님만 믿고 따른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 감독은 "(김)도연이가 연습부터 부상, 또 연습까지 정말 쉽지 않았을 텐데 잘 따라와 줬다"며 "이번 신기록을 계기로 여기까지 해낸 만큼 앞으로 꾸준히 기량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93년생의 나이로 '기대주'로 불리는 별명에 대해서 김 선수는 "한국기록이 오랜 시간 없었기 때문에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기록을 또 깨고 싶고 성장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 선수는 마라톤에서 한국 여자 신기록을 기록하면서 장거리 종목 중 10000m를 제외한 5000m, 하프마라톤, 마라톤 한국 기록 보유자가 됐다. 그는 10000m 기록까지 깨기 위해 오는 5월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10000m 신기록 도전에 나선다.
김 선수의 '최종 꿈'은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그는 한국 여자 신기록도 좋지만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꿈을 키웠던 만큼 올림픽 국가대표가 돼 메달 사냥에 성공하겠다"고 외쳤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왼쪽부터) 김영근 육상감독과 김도연 마라톤 선수. 사진=김도연 선수 측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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