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문을 하사 받은 고흥 류씨의 재실 관동묘려 전경. |
차를 타고 멀리 여행 가는 것도 좋지만 비용을 생각하면 가끔만 선택할 수 있다.
복잡한 머리 속을 비우고 싶을 땐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요새는 건강을 위해 걷는 것이 보편화 됐다. 등산처럼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 데 반해 효과는 크기 때문일 것이다.
대전과 충청지역에는 자연을 느끼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명품 힐링길'이 많다.
그중 대표적인 게 '대청호 오백리길'이다.
대청호반을 빙 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길은 산과 물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대전 신탄진 대청댐에서 출발해 충북 옥천과 보은, 청원을 잇는 대청호 오백리길은 전체 21개 구간, 250㎞로 구성돼 있다.
대청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길은 경관이 아주 빼어나다.
연인끼리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 푸른 호수를 감상하며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사색 코스', 등산이 가능한 '산행코스', 농촌체험이 가능한 '가족 코스', 신나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 드라이브 코스'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다.
'충청의 명품 길', 대청호 오백리길을 매주 금요일 한 구간씩 소개한다. <편집자 주>
마산동 산성 모습. |
대청호 오백리길 3구간은 대전 동구 직동 냉천버스 종점에서 출발해 말뫼라 불리는 동구 마산동 삼거리로 이어지는 코스로 되어 있다. 3구간 총 거리는 12㎞로, 약 5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찬샘마을에서 냉천골 할매집 식당을 지나 양구래 마을로 향한다.
양구래 마을은 물이 양갈래로 갈라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구래 마을에서 선녀와 나무꾼 전설이 있는 사슴골에 들어선 뒤 마산동 산성 방향으로 걷다 보면 마산동산성에 도착한다.
1993년 6월 대전시 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마산동 산성은 추동 말미마을 동쪽에 있는 회덕황씨 종중의 재실에서 동북쪽으로 접해 있는 해발 220m의 산 정상부에 돌로 쌓은 산성으로 둘레는 200m 정도다. 현재 성벽이 무너져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없지만 남쪽 성벽 일부에서 9단 140m 정도가 석축을 유지하고 있다.
마산동 산성을 내려오다 보면 산길 지천에 핀 진달래꽃과 마주한다. 계속 걸어 마산동 반도 끝자락에 서면 시원한 대청호의 광경에 마음까지 확 트임을 느끼게 된다.
마산동 반도를 돌아 사슴골 삼거리로 나와 고흥 류씨 묘소와 재를 지내는 관동 묘려를 향해 걷게 된다. 관동 묘려는 열녀문을 하사 받은 쌍청당 송유 어머니의 재실이다.
사슴골 삼거리에서 고흥 류씨 방향으로 걷는 길이 한쪽에 대청호를 접하고 있어 지루함이 없다.
관동 묘려를 살펴본 뒤 포장길을 따라 걸으면 대전 최초의 사회복지시설 미륵원에 도착한다.
미륵원을 나와 냉천길 삼거리를 지나면 윗말뫼가 나오고 마산동 삼거리에서 3구간을 마무리한다.
사슴골 삼거리에서 고흥유씨 묘소 방향으로 가는 길. |
산성동 반도 모습. |
대전 동구 직동 냉천버스 종점 → 양구례 → 사슴골 입구 → 마산동산성 → 전망대 → 옛 농로→ 148봉 → 전망대 → 사슴골 → 묘지길 → 고흥 류씨 묘소 → 은골(관동묘려) → 은골길 → 미륵원 → 냉천길 삼거리 → 윗말뫼 → 대전 동구 말뫼(마산동 삼거리)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