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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보안이 바른 답은 아니다

유지은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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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5-17 15:00 수정 2018-05-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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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원자력연료에서 집진기가 폭발했대"

지난 16일 오후 한국원자력연구원서 대전시장 예비후보들의 공약을 타이핑하던 중 들었던 말이다.

앞에 붙은 집진기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폭발’이었다. 그리고 폭발의 장소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원자력을 다루는 곳이라는 점이었다.

수습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원자력연료만큼은 알았다. 일주일 전 방문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타이핑을 하다말고 일주일 전 방문 기억을 더듬었다. 참 경계가 삼엄한 곳이었다.

1차로 신분증을 제출하고, 핸드폰에 사진 촬영 방지 스티커를 붙이고, 노트북을 맡겼다. 2차는 블랙박스에 사진 촬영 방지 스티커를 붙이고, 트렁크를 검사하고, 앞서 받은 출입증을 확인받았다. 마지막으로 깜깜한 터널을 통과하고서야 원자력연료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참으로 길었던 출입에 동행한 직원은 민망해하며 "이것도 약식으로 하신 거에요"라고 말했다. 그럼 정식은 얼마나 심각하게 하는 것일까.

원자력을 다루는 기관에서는 철저한 보안만이 답이겠지만,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하면 보안이라는 카드로 수많은 이야기를 차단한다.

그러나 원자력 시설 인근의 주민들은 접근을 일제히 차단하는 1급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

올해 들어 원자력 관련 기관의 사고가 벌써 2건이다.

원자력원료에서 발생한 집진기 폭발 사고와 지난 1월 원자력연구원 내 가연성 폐기물시설 화재다. 원자력 관련 사고는 꾸준하게 늘고 있고 늘어난 사고 건수만큼 사람들의 불안은 켜졌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언제나 “안전한 대책을 만들겠다”는 원론적인 변명과 “보안상 알려줄 수 없다”는 꼬리 자르기뿐이다.

수차례 반복된 원자력 사건 사고에 이제 사람들은 두루뭉술한 변명을 원하지 않는다.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안전함의 기준과 일반 시민이 생각하는 안전의 기준은 다르다. 이제는 그 앎의 간극을 좁혀 볼 때가 온 것 같다.

그 첫걸음을 시민이 아닌 1급 보안시설인 원자력 관련 기관들에서 시작한다면 서로를 인정하는 신뢰의 끈을 좀 더 빨리 엮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유지은 기자 yooj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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