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과거에는 무엇을 이루려고 발버둥 쳤고, 약점을 잡히지 않으려고 여유 없이 살았으며,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억척을 떨었습니다.
미국의 스티어라는 작가는 저와 똑같은 질문을 하면서 '지금보다 더 우둔해지리라'고 답하였습니다.
사실 공직은 일이라기보다는 사명이었고 삶, 그 자체였습니다.
좋게 얘기하면, 영혼을 맑게 닦아 주고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하나의 수행(修行)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업무가 곧 삶이며 수행이라는 마음을 가졌어도 그것을 체현하지 못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함과 실망을 드렸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입니다.
앞의 스티어처럼 더 많이 실수하고, 더 우둔하게 산다는 것은 '자유'라는 말과 통하지요.
<그리스인 조르바>의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의 묘비명에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라고 썼다지요.
그렇지만 자유인이 된다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원하는 것이 없고 두려움이 없어야 자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실수하며, 더 우둔하게 살고 싶습니다. 한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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