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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연극을 살리자] 불합리한 관행 탓에 지역 연극 발전 더디다

(중) 열악한 지역 연극 여건
지원금 없이 수익 내기 어려운 극단 현실
초대권 남발하는 비효율적 운영 행태 여전
문화재단 지원금 투여된 공연 평가 부실
표준계약서 통해 연극인 수입 보장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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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7-11 11:35 수정 2018-07-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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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상) 사라져 가는 대전 연극인

(중) 열악한 지역 연극 여건

(하) 연극 인프라 구축 시급

대전 연극계의 제작 환경은 극단과 연극인 모두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구조다. 극단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연극인은 개런티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대전 연극계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데는 비효율적이고 불투명한 시스템의 영향도 적지 않다. 제대로 된 연극 지원제도와 연극인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지역 연극계에 따르면 현재 대전의 20여 개 극단 중 적자를 면하는 곳은 거의 없다. 지역 극단 대표들은 대전문화재단에서 예술창작지원금을 받는 공연이 아니면 이익을 남기기 힘든 형편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대전 소극장 공연의 경우 보통 제작비가 1500~2000만원 선이다. 흑자를 내려면 2만 원 가량의 티켓이 10회 공연에서 100석 전부 매진되어야 한다. 대전의 한 극단 대표는 "상업극이 아닌 정극 공연에는 관객이 절반도 채 차지 않는다"며 "대전에서 지원금을 받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극단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극단들의 자생력이 떨어진 이유로 지역 연극인들은 비효율적 관행을 꼽는다. 대전문화재단에 따르면 예술창작지원금은 한 해에 한 극단 당 1000만 원에서 최대 20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제작비 전체를 지원금으로 충당할 수도 있는 금액이다. 대전의 프리랜서 연출가 박 모 씨는 "지원금을 받은 공연의 경우 초대권이 남발돼 연극에 대한 관객들의 인식이 흐려졌다"며 "극단들이 객석을 채우기 위해 초대권을 발행하는 관행이 너무 심해져 관객들이 유료 공연을 찾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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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전 극단 새벽의 공연 모습.
지원금이 투여된 공연에 대한 대전문화재단의 평가가 부실한 점도 자생력 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15년 경력의 한 배우는 "지원금을 받은 극단들이 2~3일 홍보하고 길어야 일주일 공연하는 경우도 있다"며 "문화재단 관계자가 제대로 평가했다면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털어놨다. 대전대 방송공연예술학과 김상열 교수는 "대전문화재단에서 지원한 공연을 형식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1회에 그치는 사후평가로는 좋은 극단도 좋은 작품도 나올 수 없다"고 피력했다.

극단뿐만 아니라 연극인 개인의 상황도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풍토 때문에 연극인들이 수입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프리랜서 배우 김 모 씨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뿐만 아니라 계약서를 작성해도 개런티를 제대로 주지 않는 극단이 있다"며 "한 번은 공연을 끝내고 사정해서 몇 달에 걸쳐 개런티를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신아트컴퍼니 이인복 대표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풍토는 대전 연극계의 큰 문제"라며 "표준계약서를 넘어 연극인의 임금을 보장하는 최저개런티법을 제정해야 배우가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강변했다.

극단 지원제도와 연극인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지역 연극의 발전은 요원한 실정이다. 김상열 교수는 "10여 년 전에 비하면 좋아졌다지만 극단의 부족한 자생력 등 부정적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전 연극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문화재단과 극단 모두 기존의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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