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공자를 비롯한 중국 고전의 가르침을 실생활에서 적용하는데도 똑같은 갈등이 있을 것입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서경에서 5복 중에 하나로 '부자로 사는 것'을 꼽고 있는데, 성경에서는 8복 중 하나로 '가난함'을 강조합니다.
이는 상반된 얘기처럼 들리지만, 공자도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고', '가난하지만 즐겁고'를 높이 평가한 바 있습니다.
성경에서의 가난함도 세상적 기준에 비추어보면 보잘 것 없고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성경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지요.
그러나 성경이나 서경 등의 가르침은 종교적 신념과 관계없이 세상에서 폭넓게 수용됩니다.
이는 행복의 요건이 '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 있는 삶을 더욱 행복한 삶으로 인정하는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난이나 부자를 이분법적으로 분리할 것이 아니라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고 부자여도 불행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종교적 언어와 세상적 언어는 다르기 때문에 문자적 해석을 넘어 그 의미와 정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갈등이나 혼동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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