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날 일정을 소개하며 "평양시 중구역 능라도 소재 북한 최대 규모의 종합체육경기장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이 있다"고 말했다. 공연의 제목이 '빛나는 조국'이 맞느냐는 언론질문에 윤 수석은 "전체적 틀은 '빛나는 조국'이라고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번 방묵에서 문 대통령이 '빛나는 조국'을 관람할지는 '뜨거운 감자'였다. 북한의 집단체조는 최대 10만 명의 인원을 동원해 체조와 춤, 카드섹션 등을 벌이는 대규모 공연이다. 북한 체제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형상화해 보여주는 공연으로 북한 체제의 우월성과 정당성, 결속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 이른바 '체제선전용'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지난 17일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소개하는 기사에 따르면 "조선이 걸어온 70년 역사를 1시간 반 여의 시간으로 형상한다"며 "환영장과 서장 '해솟는 백두산', 제1장 '사회주의 우리집', 제2장 '승리의 길', 제3장 '태동하는 시대', 제4장 '통일삼천리', 제5장 '국제친선장', 종장 '우리에겐 위대한 당이 있네'로 구성돼 있을 정도로 체제선전 색채가 짙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이날 관람한 집단체조는 제목과 내용을 대폭 줄여지는 등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제선전 부분을 줄이고 문 대통령 환영내용과 방북의 의미와 민족을 부각했다는 후문이다.
아무래도 이 집단체조가 북한 정권 수립을 기념하는 내용이어서 체제 찬양 내용이 담길 수밖에 없어 남측 관람객이 보기엔 부담이 있다는 우리 측 요구를 북측이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수석은 북한이 집단체조의 내용과 제목을 손질한 이유와 관련해선 "우리(남)측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07년 방북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북한의 요청을 받아들여 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과거 대결적 관점에서 벗어나 상호 체제 인정·존중 차원에서 접근할 때가 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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