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스퍼의 김태원 대표는 충남 당진 출신이다. 블록체인업계의 사실상의 레전드로 불린다. |
서울에서 태어난 김 대표는 아버지의 고향인 당진의 초등학교로 전학을 간 적이 있다.
이유는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중독'을 끊으려 했던 아버지의 마음 때문이었다.
김 대표의 컴퓨터 사랑은 결국 아버지를 이겼다.
동국대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해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온라인 세상과 '결합'했다.
그의 이력은 흥미롭다.
중학교 때 유소년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정도로 날랜 사내였고, 윙으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뛰었다.
20대 때 효창운동장에서 100 미터를 뛰어 10초8이라는 '대기록'을 가질 정도로 발이 빨랐다.
이런 '준족'에게도 축구보다 더 좋은 것은 컴퓨터 공학 분야였다.
직장 생활을 하던 김 대표는 2013년 대학 후배 5명과 함께 글로스퍼를 만들었다.
유년시절부터 프로그래밍과 해킹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개발에도 식견이 탁월했다.
글로스퍼 CEO이면서 최고기술임원(CTO)도 맡고 있는 이유다. 글로스퍼 개발진은 '다국적'으로, 프랑스 등 13개국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글로스퍼는 블록체인 뿐 아니라 시스템통합(SI) 사업, 국제 송금 상용화 회사 등 모두 8개의 계열사를 둔 '그룹'으로 도약 중이다.
회사 이름은 '글로벌'과 '트랜스퍼'의 합성어로 '세계적 변화(이동)'라는 뜻을 담고 있다.
250여 명의 임직원이 블록체인이라는 차세대 기술 사조(思潮)을 일궈 내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유럽 3대 테크 컨퍼런스 중 하나인 '파이어니어스 페스티벌(Pioneers'18 Festival)'에 한국 기업인으론 처음으로 메인 세션 발표를 하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기업인으로 도약 중이다.
블록체인 기업 140곳이 회원사를 두고 있는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블록체인 1세대 기수인 그는 정부 위원회와 각 대학· 대기업 강연의 강사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그에게 강연 요청이 쇄도하는 이유는 '충청의 미소' 때문이다. 백제인 다운 고운 마음과 구수한 '입심'이 청중들의 시선을 끌어 모은다.
인터뷰 내내 그의 말은 쉬웠다. 어려운 '암호 화폐'와 '비트코인', 블록체인 등의 '고급진 단어'를 평이하게 풀어내는 '김태원 화법'이 있었던 것이다.
사전 원고 없이 진행된 즉석 인터뷰지만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러다 보니 각종 방송에 출연해 업계에선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탤런트'로 불린다. 그의 친 누나는 가수 자두(본명 김덕은). 아마도 가족의 기질이 비슷한 듯 싶다. 그의 외모와 화술은 누나의 예능감을 그대로 이어 받은 느낌이다
서울 강남 신사동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오라클과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세계적 IT회사가 된 오라클을 롤모델로 삼았다.
글로스퍼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세계적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대덕특구를 끼고 있는 과학도시 대전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고용을 창출하고 스마트한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적용하고 싶다"고 고향 사랑론을 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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