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지만 미치셨습니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불편했다. 남자는 여자를 만나 이렇게 답했다. 여자는 자기 험담을 하고 있는 남자의 핸드폰을 뺐어 멀리 던져버렸다. 황당한 이 만남은 로맨스의 시작이었다.
JTBC 월화드라마 '뷰티 인사이드' 공식포스터/JTBC 공식홈페이지 제공 |
지난 1일 한효주 주연의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모티브로 한 JTBC 월화드라마 '뷰티 인사이드'가 설렘을 가득 안고 시청자들 앞에 섰다. 로코의 여왕으로 떠오른 배우 서현진과 로코 장인으로 불리는 배우 이민기는 새로운 로코 장르를 선보인다. 한 달에 일주일 동안 타인의 얼굴로 살아가는 여자와 일 년 열두 달 타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의 로맨스를 그려낸 드라마다.
JTBC 월화드라마 '뷰티 인사이드' 1화 중 세계와 도재의 달밤 데이트 배경이 된 경주 동궁과월지/JTBC 공식홈페이지 제공 |
어딘가 2%, 아니 많이 모자라 보이는 로맨스의 시작은 심상치 않았다. 극 중 스타 '한세계'를 맡은 서현진은 취미생활을 하고 오겠다며 택시를 타고 훌쩍 떠나버린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신라의 수도 경주. 까만 밤 안압지의 야경을 감상하다 '도재' 역의 이민기를 만났고 다시 만난 두사람은 티격태격 말싸움을 벌인다.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안압지(동궁과월지) 전경/한국학중앙연구회 제공 |
천년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경북 경주. 안압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이 있던 곳으로 신라 태자가 거주하는 동궁과 나라의 경사나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연회를 베풀던 곳이다. 동궁과월지라고 이름을 바꾼 이곳은 낮과 밤 서로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햇볕이 내리쬐는 낮엔 나무 그늘 밑 그늘서 연못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을 벗삼아 신선놀음을 만끽한다. 어스름이 내려앉으면 연못에 조명으로 그려낸 그림이 나타난다. 거울같은 연못은 그자리 그곳에서 발광하며 천년의 숨결을 지키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뷰티 인사이드' 예고 스틸컷/JTBC 공식홈페이지 제공 |
학창시절 수학여행으로 들렸던 곳을 연인과 함께 다시 온다면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 낮과 밤 서로 다른 얼굴,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이곳. 티격태격한 그들도 숨을 멈추고 바라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에 절로 발걸음이 옮겨진다.
박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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