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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은행나무 가로수 민원 언제 끝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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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0-11 15:34 수정 2018-10-11 18:29 | 신문게재 2018-10-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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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반복되는 시행착오, 주민 없는 행정을 표본처럼 일깨워주는 나무가 있다. 바로 은행나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인 '최근 5년간 은행나무 악취로 인한 교체·제거사업 현황'도 이를 대변해준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도시 미관을 운치 있게 살리고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지만 그 열매는 달갑잖은 악취 폭탄으로 다가온다.

궁여지책으로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 은행 털기 행사를 벌이고 있으나 실효성은 크지 않다. 대전, 대구, 울산 등 11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은행나무 가로수 5300여 그루의 교체·제거에 쓰인 세금은 58억 가까이 된다. 예산이 들고 번거롭더라도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 교통사고 유발 가능성이 있는 유실수, 도로에 영향을 주거나 보행자 불편을 초래하는 수목은 변경을 심도 있게 고민해봐야 한다.

은행나무의 경우, 국민이 좋아하는 상위 순위의 나무로 꼽히지만 가로수 자격으로는 선호가 엇갈린다. 도로변의 불청객처럼 되지 않으려면 애초에 수종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은행나무뿐 아니다. 경남 함양군의 백합나무 가로수나 대구의 히말라야시다는 노령화됐거나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이유에서 교체가 검토됐다. 전주에선 메타세쿼이아 뿌리가 인도 위로 돌출돼 보행자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미래를 못 내다보는 행정, 사람보다 나무가 먼저인 가로수 행정이 문제인 것이다.

지역 대표 경관으로 보존할 가치가 현저히 인정된 곳을 제외하고 과감히 교체하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한다. 제거된 수목을 재활용하는 나무은행 사업의 실적 저조는 또 다른 사안이다. 수종 교체에는 무턱대고 예산만 들일 게 아니고 최적의 대안을 같이 세워야 한다. 예산만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조경을 방치하면 가로수 민원은 무한 반복될 것이다. 한번 잘못 심긴 가로수는 두고두고 시민을 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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