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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혼자사는 여성 범죄 노출 예방하려 택배상자 이름도 바꾼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전서 주거침입성범죄 20건
강간, 강제추행 등 매년 끊이질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
여성들, 범죄 예방하려 음식 주문 때도 문 앞에 "놔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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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0-11 16:02 수정 2018-10-11 17:10 | 신문게재 2018-10-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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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촌
'받는 사람 최동팔(가명).'

대전 유성구 원룸촌에 거주하는 직장인 여성 최 모(27) 씨는 택배를 주문할 때 실명 대신 남성 이름을 써놓는다.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아 고안해냈다. 택배뿐만 아니라 배달음식을 시킬 때도 배달원과 마주하지 않기 위해 문 앞에 놓아달라고 주문한다. 최 씨가 외부로부터 자신의 정체를 극도로 숨기는 데는 최근 잇따른 성범죄 탓이다. 최 씨는 "여성 혼자 거주하는 집에 남성이 몰래 들어와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을 뉴스로 접하다 보니 이런 방법까지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성범죄가 잇따르면서 택배 이름을 남성 이름으로 써놓는 등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대한 자신의 신분을 외부로부터 차단하면서 성범죄를 예방하는 방법까지 동원된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범죄통계를 보면 대전에서 최근 3년간 주거침입성범죄는 20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6건, 2016년, 지난해 각 7건으로 매년 지속적이다. 주거침입성범죄엔 강간, 강제추행 등이 포함된다. 주로 혼자 사는 여성을 상대로 범행이 이뤄진다. 실제 지난해 2월 대학원생 남성 A 씨(26)가 대전 유성구에 여성이 홀로 거주하는 원룸에 무단침입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남성은 원룸에 있던 열쇠를 갖고 달아난 뒤 한 달 뒤 다시 원룸에 들어가 속옷을 훔쳤다. 이후 "하룻밤을 보내고 싶은데, 사른 사람에게 알리면 나름의 대처를 하겠다"고 협박성 메시지가 담긴 쪽지를 남겨놓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혼자 사는 여성들은 택배에 '최도팔, 김동식' 등 자신이 생각할 때 무섭게 생긴 남성을 떠올리는 이름을 적어둔다. 또 생필품, 옷 등을 주문할 땐 쇼핑몰에 '망치, 라이터' 등으로 대체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음식을 주문할 땐 문 앞에 놓고 간 뒤 전화를 해달라고 음식점에 요청한다. 여대생 주 모(25) 씨는 "원룸촌에 거주하면 여성 혼자 산다는 걸 알리지 않기 위해 인터넷 등에 적힌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안 하는 것보단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에 집에 침입해 발생하는 성범죄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범죄예방환경설계인 셉테드 등 귀갓길, 감시 사각지대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이 여러모로 논의되고 있지만, 주거침입 관련 성범죄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다. 소병훈 의원은 "주거침입성범죄는 피해자에게 극도의 불안과 트라우마로 남게 될 뿐만 아니라, 성범죄 이후 더 큰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특단의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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