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진 시인 |
그이의 등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낀 시절이
새삼 떠올려진다
창밖 나무 가지에서
가을이 온 것을걸 느낄 때면
한 번도 전하지 못했던
한 번도 불러주지도 않았던
가슴에 남겨진 사연이
어찌 이제야 생각이 나는지
앙상한 가지로 남았던
그이의 뒷모습을 기억하자면
언젠가 나도 그이처럼
서러움에 파르르 떨어야 할
핏기 빠진 앙상한 잎새의 모습으로
소리 없이 사라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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