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 내년도 예산심의 등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전투력'을 보여주면서 극단적 여대야소(與大野小)에 따른 거수기 의회 전락 우려를 씻은 점은 주목할 만 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제식구 감싸기 식 일부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 식 민원성 발언과 함량미달의 질문 등 청산해야 할 구태도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6·13지방선거 이후 전체 의원 22명 중 더불어민주당 21명, 자유한국당 1명으로 지난 7월 새롭게 출범한 제8대의회가 지난 14일 오전 10시 제240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끝으로 올해 회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5개월간 대전시의회의 활약상을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임시회에서 당시 설동승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 인사 청문 간담회에서 밋밋한 분위기로 일관하면서 청문회 무용론까지 나왔다. 하지만,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행감에선 시의원들이 집행부를 당혹케 하는 '송곳 질의'로 무장,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의회 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초선의원들의 활약으로 전문성 부족 및 거수기 의회에 대한 우려도 해소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안 없이 무조건적인 호통, 막말 등으로 질의와 관련한 본질이 흐려진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대전시민사회단체로 구성돼 시의회 행감을 모너터링했던 2018 행정사무감사 대전시민네트워크는 "피감기관에 대해 지나치게 칭찬하는 발언을 하거나 호통 및 막말을 함으로써 행감의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며 "의원들의 잦은 이석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들은 "질의 내용이 의원 본인의 지역구 문제에 한정되거나 전체 시민의 의견이 아닌 특정 주민에 대한 민원성 질의가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고 말한 뒤 "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앞으로는 시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한 행감을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정례회를 끝으로 올해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지만 앞으로의 과제도 산적하다. 이번 행감으로 원팀에 대한 우려를 일단락 시키긴 했지만, 시의원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의 입장에서 꾸준히 집행부를 견제해야 한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집안(=당)이 같은만큼 앞으로도 시민 몫보다 집안의 몫을 챙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시의원들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경계심을 자각해야 한다"며 "시민단체도 '원팀'으로 있는 만큼 공동체 기반이 무너지게 되면 희망이 없는 도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의회에서 본연 역할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의회는 이번 제240회 정례회에서 일반회계 3조 8455억원, 특별회계 9038억원, 기타 특별회계 6002억원, 상하수도 공기업특별회계 3080억원 등 모두 4조 7538억원 규모의 대전시 내년도 예산을 의결했다.
한 달이 넘게 진행된 제240회 제2차 정례회 결과 시의회는 조례안 47건, 예산안 6건, 동의안 11건, 규약안·건의안·결의안·선임안 각 1건, 행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의 건 등 모두 69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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