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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화재 불법 파괴, '주범'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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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6-12 15:39 수정 2019-06-12 16:16 | 신문게재 2019-06-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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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고학회 등이 12일 불법적인 문화유산 파괴 실태를 '참상'으로 규정했다. 유적 보호제도의 전면 재구축 요구가 새삼스럽다. 일제강점기에나 있을 법한 광범위한 문화재 파괴는 모습만 바뀌어 현재진행형이다. 도난, 밀반출 등 반문화적 행위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국공유가 아닌 개인 소유 문화재는 그야말로 참혹하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만 보존·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입만 열면 문화재의 소중함을 너나없이 말한다. 반대로 현실에선 너무도 가볍게 무시당한다. 이날 의견을 낸 고고학회와 고대사학회, 대학박물관협회, 상고사학회가 적시한 불법 사례를 보면 기가 막히다. 유물 분포지인 안동·영주 도로 건설 과정이나 고령 본관동 가야 고분 사례는 문화재 파괴 주범이 따로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무장단체 탈레반에 의한 바미안 석불 파괴만 '파괴'가 아니란 생각이 저절로 고개를 든다.

문화재를 개발의 걸림돌처럼 여기는 행정당국의 인식과 조급한 성과주의도 파괴에 일조한다. 정부 지원을 따내려고 속도에 매달리는 풍조 또한 개선해야 한다. 문화재 당국이 11일 지정문화재 보호에 치중한 보존 체계를 바꾼다고 밝혔지만, 범위를 면(面) 단위로 확장해도 문화재 관리 능력이 배양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탁상행정 아닌 현장행정이 당연시돼야 하는 게 문화재 관리다. 그러지 않으니 등록이 곧 파괴가 되는 현상이 꼬리를 무는 것이다.

실태를 봐서는 단순히 방식 변화로 지금의 어이없는 문화재 파괴가 멈출 것 같지는 않다. 지정주의냐 목록주의냐는 선택의 문제로 남을 수 있다. 우선순위를 말한다면 광역형 문화유산 여행 경로인 '케리티지 루트' 제작보다 문화재를 안전한 보호 시스템 안에 두는 일이 더 앞이다. 복원이라는 이름의 파괴가 특히 없어야 한다. 사학계 입장 표명을 계기로 발굴과 복원, 보존능력의 기본부터 다시 챙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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