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집배원들은 정녕 일만 하다 과로로 죽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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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집배원들은 정녕 일만 하다 과로로 죽어야 하나

  • 승인 2019-06-20 16:02
  • 신문게재 2019-06-21 23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집배원들의 업무 강도는 살인적이다. 지난달 충남 공주에서 30대 집배원이 심장마비로 숨진 데 이어 19일 충남 당진에서도 40대 집배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에서 올해 들어서만 모두 9명의 집배원이 유명을 달리했다. 우정노동조합은 과로가 부른 참사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책임은 정부와 우정사업본부에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그동안 줄기차게 처우개선을 촉구했지만, 아예 무시한 탓에 이런 죽음이 끊이지 않기에 그렇다.

과로·돌연사 등 집배원의 사망은 한 해 평균 십수 명에 달한다. 2013년 16명, 2014년 12명, 2015년 16명, 2016년 19명, 2017년 19명, 2018년 25명, 그리고 올해 들어 현재까지 9명이다. 급기야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2000여 명의 인력증원이 필요하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그런데 지난달 긴급 노사협의회에서 증원권고를 받아들여 올해 1000명 증원에 합의했지만, 사측은 예산 타령으로 차일피일 이다. 그러는 사이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또 한 명의 집배원이 발견됐다. 우정노조의 주장처럼 정말 죽도록 일하게 해 결국 죽어야 하는 상황이 아닌지 무섭다.

집배원의 노동강도는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 상상 그 이상이다. 아침 일찍부터 택배와 우편물을 분류하면서 시작하는 일과는 마음 편히 한 끼 식사도 못 할 만큼 빠듯하다. 말이야 쉽지 하루에 대략 3000세대에 택배와 우편물을 전달하는 것은 아무리 숨을 몰아쉬어도 벅차다. 계속해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도 처우개선을 미적거리고 있는 것은 죽음을 방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사합의까지 한 우정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더는 미뤄서는 곤란하다. '사람이 먼저'라고 누누이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는 계속해 이어지는 집배원의 사망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는 위로의 말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어떤 게 사람이 먼저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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