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돌연사 등 집배원의 사망은 한 해 평균 십수 명에 달한다. 2013년 16명, 2014년 12명, 2015년 16명, 2016년 19명, 2017년 19명, 2018년 25명, 그리고 올해 들어 현재까지 9명이다. 급기야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2000여 명의 인력증원이 필요하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그런데 지난달 긴급 노사협의회에서 증원권고를 받아들여 올해 1000명 증원에 합의했지만, 사측은 예산 타령으로 차일피일 이다. 그러는 사이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또 한 명의 집배원이 발견됐다. 우정노조의 주장처럼 정말 죽도록 일하게 해 결국 죽어야 하는 상황이 아닌지 무섭다.
집배원의 노동강도는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 상상 그 이상이다. 아침 일찍부터 택배와 우편물을 분류하면서 시작하는 일과는 마음 편히 한 끼 식사도 못 할 만큼 빠듯하다. 말이야 쉽지 하루에 대략 3000세대에 택배와 우편물을 전달하는 것은 아무리 숨을 몰아쉬어도 벅차다. 계속해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도 처우개선을 미적거리고 있는 것은 죽음을 방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사합의까지 한 우정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더는 미뤄서는 곤란하다. '사람이 먼저'라고 누누이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는 계속해 이어지는 집배원의 사망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는 위로의 말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어떤 게 사람이 먼저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