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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갈등 해소와 겸양지덕

양동길 /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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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7-19 00:00 수정 2019-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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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허구이다. 인기작이 되려면 실감이 나야 한다. 사실 같은 거짓말인 것이다. 세상에 얼마든지 존재 가능한 이야기다. 이야기 내용의 필수 요건이 사건이요, 사건은 갈등이다. 갈등구조의 전개가 소설이다. 인물 내면의 심리적 갈등인 내적갈등, 인물과 인물, 인물과 사회, 인물과 운명, 인물과 자연 등의 갈등을 그린다. 인생도 한 편의 소설 아닐까? 소설이 갈등을 그리는 것이라면, 그 갈등을 해소하거나 해결을 위해 노력해 가는 과정이 인생은 아닐까? 세상은 끝없는 평행선이 아니다. 항상 꼬여 있기 마련이다. 소설 속 인물만 내적갈등이 있는 것이 아니다. 혼자서도 갈등을 겪는다. 현실과 이상, 선과 악 사이에서 늘 번민한다. 거기에다 밋밋하면 싫어하는 특성이 있다. 개인이나 사회가 갈등을 생산해 내기도 한다. 따라서 갈등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이다. 그렇더라도 굳이 갈등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국가 간에도 다르지 않다.

이웃 간에 얽히고설킨 갈등이 좋을 게 없다. 새로 지을 필요도 없다. 열심히 해소해 나가도 끊임없이 생성되는 것이 갈등이다. 해결 난망인 갈등구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문제나 심각한 한일관계를 보자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대처 방안도 못마땅하다. 조금 엉뚱한 곳에서 해결책을 찾아보려 한다.

아름답다, 추하다, 곱다, 밉다, 이롭다, 해롭다 등은 비교 대상이 있을 때 생기는 상대적 개념이다. 절대 가치는 아니다. 자연은 차이는 있어도 차별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차별을 한다. 차별로 세상을 대한다. 갈등의 시발점이 된다. 따라서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최고 방법 중 하나가 차별하지 않는 것이다. 그 방법은 겸양지덕이다. 겸허한 눈으로 세상을 보면 차별할 것이 없다.

필부도 다른 사람과 마주하면 늘 질문하고 경청한다. 학문적인 것뿐이 아니다. 일상의 소소한 일도 묻곤 한다. 더 좋은 지혜를 구하는 것이다. 겸손이 몸에 배면, 다른 사람이 세상을 보는 시각이나 시점이 궁금해진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늘 경청하게 된다. 주위 사람들을 보면 독서량이 엄청나다. 견문도 넓다. 사유량 또한 짐작하기 어렵다.

왜 글을 쓰는가? 글 쓸 때마다 항상 경계하게 된다. 글쓰기를 인생 공부로 생각한다. 반성의 시간이요, 성찰의 시간이요, 창조의 시간이요, 사유의 한 방법이다.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으려는 방편이기도 하다.

어리석은 자는 현명한 사람을 스승으로 삼지 않는다고 한다. 궁금한 것도 없고, 배우려 하지 않을뿐더러 선악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자는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 하지 않았는가? 좋은 것은 골라 따르고, 잘못된 것은 고쳐서 배우라 하였다.(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論語 述而) 현명한 사람에게는 만인이 스승인 것이다.

공부하는 자세에 대한 논어의 글 한 구절만 더 빌리자, 자하가 말한다 "널리 배우고 뜻을 독실히 하며, 절실한 심정으로 묻고 가까운 것을 미루어 생각할 줄 알면, 인이 그 가운데에 있을 것이다."(子夏曰 "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 仁在其中矣." 論語 子張)

우리 정치 행태를 보면 공부하고자 하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런가 하면 독불장군이란 생각도 든다. 어디에도 겸손은 없다. 그런 연유로 어질지 못하고 악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면서 잘 보이고 싶어 한다. 헛발질이다. 거짓이나 거만, 오만과 위선은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나이 들어 맨얼굴로 다니면 민폐라는 우스개가 있다.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한다. 화장이 흡족하지 않으면 분장을 한다. 분장도 만족스럽지 못하면 변장을 한다. 그런가 하면 20대부터 화장, 분장, 변장, 위장, 포장, 환장, 끝장으로 발전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요즈음은 성별 구분 없이 화장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장뿐이 아니다.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지금 정부나 정당, 정치인은 어디에 해당이 될까?

자신의 얼굴은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다. 맨얼굴에서 나오는 품격이야말로 어느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최고의 화장이다. 품격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낮추는 겸양지덕에서 나온다. 마음 밭을 가꾸는 겸양지덕이 가장 좋은 화장품이요, 가장 뛰어난 화장술이란 말이다. 갈등 해소의 최대 덕목이기도 하다. 겸양지덕을 갖추면 편안하고 화기 넘치며 자연스럽다.

'오수불망(吾讐不忘)'이다. 우리의 원수를 잊을 수 없다.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불편한 이웃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싸울 필요도 없다. 늘 그들의 야욕을 경계하면 된다. 최선의 경계방법은 우리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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