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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파란 안경 파란 세상

반극동 코레일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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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8-12 09:59 수정 2019-08-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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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극동
반극동 코레일테크㈜ 대표이사
6년 전에 대전에서 근무할 때 내 페이스북에 올린 이야기다. 제목은 '예쁜 색깔의 막을 안경에 덧씌워 보자'다.

"예쁜 선영 씨가 오늘 일직이구먼" "아이고, 처장님, 처장님 안경은 예쁘게 보이는 뭔가 덮어져 있는 게 아닌가요?" "그런가 난 이 안경만 쓰면 모든 사람이 예쁘게 보이더라" "그 안경 참 좋은 거네요. 나도 안경 써야겠어요" "아니야 내가 예쁜 사람만 예쁘게 보는 거야. 하하하"

토요일 아침 비상근무라 출근했다가 일직근무를 하는 선영 님을 만나 나눈 대화다. 며칠 전 우리 집 알리기를 할 때도 우리 부서 ○○님 사모님을 요리 일과 상차림 일을 좀 도와 달라고 불렸는데 우리 직원들에게 이렇게 소개했다.

"우리 직원 사모님 중에 제일 예쁜 분이 누군가 했더니 ○○님 사모님이시더라고. 그래서 오늘 이렇게 초청했지요"

컴퓨터를 많이 봐서 눈이 나빠졌는지 요즘 정말 안경을 많이 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안경을 착용한 지 12년이나 됐다. 그렇게 침침하던 눈도 안경을 쓰니 환하게 밝아졌다. 안경은 이렇게 안 보이는 것을 보이게도 하지만 사물을 예쁘게 보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색깔의 마음으로 보느냐에 달려있다. 예쁜 색깔의 안경을 쓴다면 모든 사람과 사물들이 예쁘게 보인다.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우리 회사가 그 선봉에 섰다. 철도공사의 역 청소 및 철도차량청소 환경관리원 4000여 명을 지난해 7월부터 올해까지 전환 채용했다. 철도에서 청소업무는 민원 발생이 많다. 하루에 한두 건씩 꼭 접수된다. 그중 최근에 받은 칭찬VOC 하나를 소개해 본다. 민원인이 역에 왔다가 되돌아갈 때, 주차장에 둔 승용차를 운전해 나가려고 하니 신용카드 전용 무인시스템인데 마침 카드를 갖고 오지 않아 난감했다. 지나가는 사람 몇 분께 카드를 빌려달라고 애원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는데 마침 지나가던 우리 회사 환경관리원이 카드를 선뜻 내줬다고 한다. 너무 고마워 사용한 금액만큼 계좌이체를 해 주려고 계좌번호를 물었지만 사양했단다. 사연이지만 큰 감동을 준 내용이다. 나중에 해당 역장에게 확인해 보았더니 그분은 평소에도 자신이 맡은 청소 일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들에게도 늘 베풀며 사는 직원이었다.

작년 처음 청소하는 환경관리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 인사 문자를 내 개인 핸드폰으로 보낸 적이 있다. 그랬더니 그동안 쌓여있던 불만의 소리를 꽤 많이 보내왔다. 한 번쯤 받았을 땐 이해도 되고 이런 하소연을 민간회사 시절 '어느 누구에게 할까' 싶어 답도 해 주곤 했다. 그런데 이후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비슷한 내용으로 불만을 보내오는 직원이 몇 명이 있었다. 대체로 내부 직원 간 갈등이나 일의 불평등에 관한 것들을 개선해 달라고 호소했다. 처음엔 사실을 확인하려고 노력했는데 시간이 지나보니 늘 반복된 불만만 호소했다. 편견이 지나쳤고, 매사 불만스럽고 삐딱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모든 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바르게 보이지 않은 듯했다.

특정 직업군에 근무한 사람을 며느리나 사위 될 사람으로 소개받으면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의 직업특성 상 늘 감시만 했고, 지시와 감독만 했으니 결혼을 해도 비슷할 것이란 편견이 있는 것이다. 대체로 갈등을 유발하는 직원은 어디를 가더라도 갈등을 몰고 다닌다. 반대로 화합을 잘하는 직원은 어떤 부서에 가더라도 새로운 조직과 잘 어울린다. 까만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까맣게 보이고, 파란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모든 세상이 파랗게 보인다. 예쁘고 긍정적인 파란 안경을 각자 자신의 안경에 덧씌워 보길 바란다. 모든 세상이 파란 나라처럼 더 좋고 살맛 나게 보이지 않을까.
반극동 코레일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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