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와 철도고객센터 지부가 대전역 동광장에서 저임금과 차별대우를 주장하며 26일부터 파업할 것을 밝혔다. |
‘친노조’ 성향이던 전임 사장이 공언한 약속 상당수가 후임인 관료 출신 사장이 부임하면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철도고객센터 지부는 23일 임금단체협상 교섭 결렬에 따라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대전역 동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을 그림자처럼 취급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 권리인 파업을 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노사가 전문가협의회 합의서를 두고 합의했다. 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자회사 직원들의 위탁 인건비는 정부지침에 정한 저임금 공기업 인상률을 반영하고, 공사와 동일 유사업무에 종사 중인 자회사 직원의 임금수준은 공사 동일 근속 대비 8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1년이 넘었지만, 약속들이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철도노조는 "코레일네트웍스 경영진은 올해 임금인상을 기재부 지침인 3.3%만 제시하고, 그마저도 이미 지급된 임금이 3.3%를 초과해 추가 인상이 불가능 하다는 입장"이라면서 "특히, '철도공사 동일노동 80% 수준의 임금' 방안과 관련해서는 자신들은 권한이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2005년 자회사로 전환된 철도고객센터의 경우 철도공사 관리 감독하에 여행안내·승차권 예약·결제·발권·반환 업무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예약 발권 등 역무와 주차, 고객센터 등 코레일 핵심 업무를 자회사가 맡아 하고 있는 만큼, 임금에 관한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조는 "코레일은 기왕의 합의라도 성실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1~16일 추석 연휴엔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객실 승무원 600여 명이 파업에 들어갔다. 코레일 본사와 비교해 떨어지는 처우를 개선하고 안전업무 종사자들은 직접 고용하라는 주장을 피력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노조 측은 당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서명한 노사 및 전문가 중앙협의기구 합의서를 근거로 코레일이 '열차 내 고객서비스' 업무에 대해 관련법 및 규정 제·개정 등을 통해 전환할 것을 권고한다는 데에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코레일 측은 관련법 제·개정이 우선돼야 하며 관련법 개정이 정부와 국회의 영역인 만큼 기다리겠다고 맞선 바 있다.
이를 두고 자회사 등 직원들과 관련 제대로 된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영식 전 사장이 재임 기간 친노조 성향의 철도정책을 폈던 것과 전면 배치되는 가운데, 파업이 잇따르면서다.
자회사 관계자는 “현재의 사장이 부임하면서 사내 소통구조가 불통이 되고 있다”며 “자회사 역시 철도에 몸담은 만큼 철도고객에 대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마음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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