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의 피해는 단순한 접촉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인도로까지 덤벼들어 살상을 가한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다. 엊그제 오전 11시 20분께 부산 해운대에서 발생한 음주 운전 사고는 엄벌로도 부족하다. 윤창호법이 무색할 정도다. 인도로 돌진한 이 사고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던 60대 여성은 하루아침에 생을 달리하고, 40대 여성과 모자 관계인 초등학생, 그리고 중학생 등 3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음주 운전자는 신호까지 무시하고 인도로 달려들었다니 제아무리 강력한 법이 있으면 뭐하나 싶다.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을 강화한 윤창호 법은 지난 6월 25일 시행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단속 건수가 상당수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0% 넘게 줄었다. 하지만 음주 운전 적발기준으로 전국에서 하루 평균 200건 정도 되는 것은 음주 운전 실태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단속 건수가 줄었다고 음주 운전이 줄었다고 할 수는 없다. 경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음 달 27일까지 대대적인 음주 운전 집중 단속을 예고했다. 당연히 이 기간 음주 운전은 줄어들 게 확실하다. 병적인 음주 운전 불감증을 치료하려면 대대적인 집중단속도 좋지만 허를 찌르는 단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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