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황 대전교총 회장 |
캐나다에는 1993년부터 세 번이나 총리에 임명된 자가 있다. 그가 바로 장 크레티앙이다. 그는 '시골 호박'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순수하고, 소탈한 성격이다. 그는 가난한 집안의 19형제 가운데 열여덟째로 태어났다. 그는 선천적으로 한쪽 귀가 먹고, 안면 근육 마비로 입이 비뚤어져 발음이 어눌했다. 그런 그가 신체장애를 딛고 세 번이나 총리에 임명되었다. 하지만 총리의 신체장애는 때론 정치만화가의 풍자가 되었고, 작은 사건도 크게 부풀려져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가 선거유세를 다닐 때 일이다. "여러분, 저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오랜 시간 고통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가진 언어장애 때문에 제 생각과 의지를 전부 전하지 못할까 봐 고통스럽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제 말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저의 어눌한 발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저의 생각과 의지를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항상 약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항상 어눌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거짓말은 안 합니다." 그는 40여 년 동안 정치해 오면서 자신의 신체장애와 그로 인한 고통을 솔직히 시인함으로써 오히려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그의 정직함과 성실함이 자신의 불리한 조건을 이겨낸 힘이었다. 우리는 그런 지도자를 언제쯤 기대해 볼까?
미국에서 사업에 성공한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정직'을 꼽았다고 한다. 성공은 경제성보다 도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댄 애리얼리 듀크대 교수는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에서 인간은 일상에서 자잘한 부정행위를 얼마쯤은 저지르며 산다고 지적한다. 제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 해도 하얀 거짓말을 하고, 상사에게 보고하는 내용을 조금씩 부풀린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자신이 그런대로 착한 사람이라 믿으며 이 정도 속임수는 괜찮다고 스스로 합리화한다. 사람들은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며 이득을 얻는 동시에 자기 자신이 정직한 사람이라며 합리화하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다. 오늘날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근본적으로 착하다고 믿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착한 사람' 개념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도덕적인 이미지와 이기적인 욕망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려 애쓴다는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듯 말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 정직하게 돌아보자고 제안한다.
영국속담에 '하루만 행복하려면 이발을 하고, 일주일 동안 행복해지고 싶거든 결혼을 하고, 한 달 동안 행복하려면 말을 사고, 한 해를 행복하게 지내려면 새집을 지어라. 그러나 평생을 행복하게 지내려면 정직하여라.'는 말이 있다. 정직함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려주는 말이다. 그래서 언어 중의 최고는 정직한 언어이다. 사람의 가장 돋보이고 매력적인 부분은 역시 정직함이다. 정직한 삶은 개인과 가족, 그 외 나의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지키는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라고 말하는 임마뉴엘 칸트의 명제를 이제라도 실천해 보는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정해황(대전교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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