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배상록 원장 "업무 10%는 창의 사고에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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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배상록 원장 "업무 10%는 창의 사고에 쓰자"

[중도초대석] 취임 반년 맞은 경제통상진흥원장
기술, 재원, 마케팅 연계가 중요

  • 승인 2020-02-24 10:54
  • 신문게재 2020-02-25 11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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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록 대전 경제통상진흥원 원장
"4차산업 혁명 같은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위해 업무 역량의 10%를 투자해야 합니다."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이 취임 후 강조한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사회 여건의 불안정성 심화 등 산업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존의 익숙한 생각으로 접근하기보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가 필요한 시대다. 대전 경제통상진흥원은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구축해 지역 내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이 필요로 하는 자금, 기술, 인력, 정보, 판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일자리 창출과 취업 활성화를 위해 청년인력관리센터를 통해 다양한 사업들을 시행하고 있으며, 청년 창업 활성화와 기반 조성을 위해 창업지원 전담팀을 구성 운영하는 등 선순환 구조의 창업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가치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특별시 대전 조성을 위한 선봉에 있는 배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벌써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어떻게 지내셨나.

▲190일 정도 지났다. 기본적으로 진흥원의 본연 업무에 충실하게 보냈다. 경제통상진흥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관련 업무를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관의 속성까지 한정하지 말아야 한다. 개수로 보면 83개의 사업이 있지만 창업 기술을 발굴하고,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고, 해외 통상을 도와주는 큰 틀은 같다. 기술과 재원, 마케팅이 함께 연계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TF팀을 꾸려 과제를 만들고, 토론하고 있다. 과거 중앙 정부의 경험을 하나로 집약해 개인적으로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지역 경제 진흥의 주안점이 있다면.

▲대전에 와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주도적 삶의 차이다. 대전에는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한 R&D 연구기관이 많이 있다. 중화학이나 조선 등 기존 사업은 해양을 끼고 발전했지만 지금은 4차산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 시대를 40년간 준비한 것. 이제는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 제품 박람회인 CES에 참석했는데 AI로봇과 바이오, 드론 등 R&D기반 기업의 미래를 봤다. 이런 기술들이 창업으로 이어지고, 돈이 투자되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진흥원에서 적극 나서겠다. 해외 통상도 최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대전의 기업들은 아직 이런 역량이 부족한 것 같다. 진흥원에서 온라인 판매 대행을 하고 있다. 국제 통상에 눈을 뜨고 매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민선 7기 대전시는 창업을 강조하고 있다. 창업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진흥원 내부에서도 2000개 창업 기업 육성을 목표로 했다. 그에 맞는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100개 정도 양성을 목표로 한다면 40개 정도는 대전에서 만들고, 메타로 조성되면 전국에서 20개, 해외에서 40개 정도가 지역으로 유입될 수 있다. 대전은 AI나 바이오 분야가 강점이다. 대전시가 준비 중인 보스턴형 바이오 랩센트럴이 조성되면 그 분야에서 많은 기업들이 창업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의 경우 바이오 랩센트럴에 370개 기업 7만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돼 있다. AI나 로봇도 대전이 R&D 기술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가능한 부분이다. 나머지는 청년 일자리 창업이나 제조업, 소상공인 창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등 공직에서 오랜 기간 일했다. 현 원장 업무와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공공 영역이라는 측면에서는 같지만, 기재부는 방향성 등 정책을 수립하는 곳이고, 대전시는 집행을, 진흥원은 좀 더 구체화, 현실화하는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중앙 정부에서 정책을 만들고, 대전에서 이행되는 데 도움을 주고, 진흥원에서 실질적으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진흥원은 실질적 수행 기관이다. 기업과 인력, 기술, 판로가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 굉장히 유니크 하고 유익하다. 중앙에서 일할 때는 형평성을 중요시 하다 보니 현실에 대한 감각이 부족했다. 지역이 가진 장점이나 자원을 하나의 기준으로 보면 안된다. 특히 연구 분야는 더욱 그렇다. 중앙과 현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진흥원이 좀 더 주도적인 일을 해야 한다. 대덕 특구 연구자들은 자기 연구는 하지만, 타 상품이나 타 영역과 연계하는 부분이 약하다. 최근 생화에 반도체 기술을 접목시켜 시들지 않게 하는 기술을 만든 업체를 알게 됐다. 이런 기업들은 유니콘 기업으로 갈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이런 기업을 발굴하고, 재원이나 통상을 지원하는 게 진흥원의 역할이다.



-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진흥원이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중앙 정부나 지자체와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 다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직원들에게 물품 조기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연가 등 직원 휴가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중앙 정부에서 조기 집행을 강조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물품 조달 공고 절차가 오래 걸린다. 이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 외환위기 당시 현 사례가 있다.



-테크노파크나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유사 기관이 많다. 진흥원의 차별점을 소개해 달라.

▲각 기관의 사업이 유사하거나 중복될 수 있지만, 본래의 기능은 다 다르다. 허태정 대전시장님은 기관 간 협업을 강조하셨고, 저도 그 부분에 같은 생각이다. 테크노파크와 창조경제혁신센터, 연구재단 등 기관장들과 자주 모여 논의를 하고 있다. 서로의 영역을 갖기 보다는 공유하고 함께 협업하고 있다. 진흥원장은 평가를 받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자리가 아니다.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곳과 경합할 이유가 없다. 함께 뭉쳐서 가고 있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법률안이 국회에서 추진 중이다. 혁신도시가 지정되면 지역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 견해이지만, 대전에는 큰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전으로 오고 싶어 하는 기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지역의 경제나 고용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어떤 공공 기관이 오는 지가 대단히 중요하다. 몇 명이 오는 수치보다는 과학도시 대전과 부합해 미래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와야 한다. 이런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앞으로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지자체와 정치권, 지역사회가 역량을 결집해야 하며, 기관 유치를 위한 전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 조직을 운영하는 최우선 가치가 있다면.

▲취임사에서도 얘기했지만, 공정과 형평을 강조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공정하지 못하면 신뢰를 받기 어렵다. 사업자 선정 등을 하면서 그런 부분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그걸 잃으면 조직 전체가 신뢰받지 못한다.

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5G는 속도의 개념이 아니다. 기계와 기계 간 소통 수단이다. 자동차가 고장 나면 사람이 견인차를 부르는 게 아니라, 자동차 스스로 자진 신고를 하고, 견인차를 부르는 것이다.

새로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업무의 90%는 기존 일에 힘을 쏟고 나머지 10%는 혁신에 힘썼으면 좋겠다고 직원들에게 이야기했다. 물론 그 전제는 신뢰가 핵심이다.


대담=박태구 행정산업부장·정리=이상문·사진=이성희 기자



●배상록 원장은… 1958년생. 호남 출신으로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계획학 석사를 취득했다. 1998년 중앙부처(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31년간 공직에 몸담았다. 공직에서는 기획재정부의 인사팀장, 발행관리과장, 재정기획과장 및 대전시 경제과학협력실장을 역임했다.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으로는 2019년 8월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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