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캔 스피크' 공식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의 출연작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지난 1일 기준 누적관객 164만여명을 기록하면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 '아이캔 스피크'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
동네에서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나문희)은 온 동네를 휘저으며 민원 8천건을 접수하는 것도 모자라 원어민 실력의 영어를 구사하는 공무원 민재(이제훈)에게 자신의 선생님이 되달라며 애원한다. 영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그녀는 민재의 바짓자락을 놓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를 받아들인 그는 그녀와 함께 특별한 과외를 시작한다.(이하 영화 줄거리)
그녀가 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옥분은 위안부 피해자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발랄하면서도 유쾌하게 비틀어낸 위안부 문제를 그려낸 이 영화는 시나리오가 완성되기도 전 배우 나문희가 흔쾌한 수락으로 눈길을 자아냈다. 미 의회 '위안부 사죄결의안'을 배경으로 진상을 밝히기 위한 피해자 할머니의 고군분투는 극장가에 발걸음 하는 이들에게 가슴 뜨거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1970년 개장한 부산 연산 시장의 전경/사진=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제공 |
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영화 속 배경이 된 촬영지 역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있는 전통시장인 '연산 시장'. 극 중 옥분이 민원을 넣으며 돌아다녔던 주무대로 1970년 장을 연 곳이다.
영화 '아이캔 스피크' 예고편 캡처/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
옛날 이용원 입간판부터 시작해서 소문난 칼국수 집까지 영화에서 보였던 곳이 그대로 눈 앞에 펼쳐진다.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리운 추억부터 정까지 가득하다. 실제로 시장에 위치한 칼국수 집은 구수한 콩국물과 쫄깃한 면발로 연일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시장 골목골목 옥분이 활보하며 던졌던 대사가 떠오르면서 그녀가 견뎌냈을 고군분투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근처에 대형마트가 생기는 바람에 예전만큼의 북새통은 없어졌지만 아직도 골목골목 넉넉한 인품이 가득하다.
전통시장과 함께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그녀가 하고 싶었던 진실한 한 마디가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박솔이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