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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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톡]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40.

  • 승인 2017-12-01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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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도에 개봉하여 그 해 제65회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하여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초대된 영화 <우먼 인 골드>는 영화예술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모두 갖춘 명작이다.

역사적 진실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시나리오 구성. 그리고 평면적인 시나리오를 입면화 시킨 명감독의 독창적인 연출력. 그에 더해 그 입면화된 사건내용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명배우들의 혼신적인 연기, 이 모든 것들이 영화예술이라고 하는 작품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영화 <우먼 인 골드>는 무려 경매가 1500억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유작을 둘러싸고 국가와 개인간 법적투쟁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에 얽힌 한 여인의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총 상영시간 109분이 소요되는 이 영화는 "사이먼 커티스" 감독에 의해 2015년도에 만들어졌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이미 우리에게 영화 <더 퀸>을 통해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역을 맡아 충격적일 만큼 생생하고 사실적인 연기를 펼쳐 보이며 지난 2007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노배우 '헬렌 미렌'의 연기가 압도적이다.

이 노배우 '헬렌 미렌'은 이 영화에서 빼앗긴 과거를 되찾기 위해 국가와 맞선 강인한 여인 '마리아 알트만'으로 변신해 배우의 연기인지 아님 실제 그녀 자신이 '마리아 알트만'인지 누구도 구별 못하리 만치 완벽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연극과 영화, TV를 오가며 우아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 그리고 깊이와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력 등 그녀 만이 가지고 있는 모든 매력과 탄탄한 연기예술의 기술력이 이 영화<우먼 인 골드>를 통해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은 영화 매니어들에게 있어서는 흔치 않는 기회였다.



그녀는 왕세자비의 죽음 이후 흔들리는 영국 왕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더 퀸> 이외에도 영화 <레드> 시리즈에서 강렬한 카리스마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고 몇 년 전 제69회 토니상 시상식에서는 <오디언스>로 연극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여 할리우드는 물론 브로드웨이에서도 최고의 영예를 얻으며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여배우이다. 올해로 만72세인 이 세기의 배우가 열연하고 있는 영화 <우먼 인 골드>의 실제 주인공인 마리아 알트만은 세계적인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자신의 이모인 아델을 모델로 하여 그려낸 걸작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이 완성된 지 9년 후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유명 화가 '클림트'는 자신의 후원자였던 '아델레'를 모델로 하여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을 그려 '아델레'에게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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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얼마 후 '아델레'가 죽고 그녀의 남편이자 마리아 알트만의 이모부인 '페르낭드'는 나치에 의해 오스트리아 정부에 그림을 몰수당하고, 이 그림을 조카들에게 남긴다는 유언만을 남긴 채 그 역시도 생을 마감한다. 이에 이 작품의 소유주가 된 조카들 가운데 한명인 마리아 알트만은 그녀 나이 21살 되던 해에 오페라 가수 프리츠 알트만과 결혼하지만 히틀러가 이끄는 독일군이 오스트리아를 무력으로 합병하면서 끔찍한 일을 겪게 된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나치 점령하에 있던 오스트리아를 탈출하여 마침내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지만 이 일로 인해 빈에 남아있던 그녀의 아버지는 죽임을 당하게 되고 1938년 나치에 의해 그들의 수많은 유산들이 역시 압수당한다.

종전이 되고 오랜 세월이 흐른 1998년, 오스트리아 국가에서는 나치의 원조 아래 몰수했던 '구스타프 클림트' 걸작품들을 전시하게 되는데 이 클림트의 전시작품들 가운데 몇점이 바로 자기 집안에서 압수해간 작품인 것을 알게 된 (이미 노년기로 접어든) '마리아 울트만'은 가족의 추억이 담긴 이 그림들을 되찾기 위해 '랜디 쉔베르크'의 조언을 얻어 오스트리아 정부의 클림트 작품 소유권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며 무려 8년간 오스트리아 국가를 상대로 반환 청구소송의 사건을 시작한다.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이 그림이 국가 유산이라며 반박해왔다.

결국 '마리아 알트만'은 미국 법원에 이를 문의했고 미국 대법원은 2004년 그녀가 오스트리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리게 된다. 국가를 상대로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마리아 알트만'의 고된 싸움은 마침내 2006년 1월 17일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을 포함한 다섯 편의 작품반환으로 그녀는 승소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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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러한 '마리아 알트만'의 일화는 세계적으로 큰 이슈를 몰고 왔다. 영국 공영 방송 BBC는 '이번 판결이 나치 시대에 약탈당한 그림들에 대한 반환 소송의 새로운 법적 판례가 될 것이며 비슷한 사례의 줄소송이 어이 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 외 전문가들도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의 경우 클림트의 또 다른 그림인 '키스'와 비슷한 화풍을 가지고 있어 그 가치를 값으로 매기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사건이 더 주목 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우먼 인 골드>는 탄생하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초상화이자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로 불리우는 명화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이 명화 한점으로 국가와 국가, 국가와 개인. 또 개인과 개인 사이의 역학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진실공방과 더불어 인간의 집념과 사회적 정의를 드러내며 표현되는 영화의 메소드는 정말 모든 관객들의 시선을 감성적인 쏠림현상에 머물게 하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되자마자 세계 언론으로 부터 대단한 극찬을 받았다. 클림트 그림에 얽힌 이야기 속 실제 주인공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마리아 알트만' 역의 헬렌 미렌, 또 마리아 알트만을 도와 끝까지 인내하며 변론을 맡아주었던 변호사역의 "라이언 레이놀즈" 이들의 환상적인 연기가 정말 눈이 시리도록 감동적이다.

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인간과 예술의 역사를 함께 그린 <우먼 인 골드>는 2015년 영화 중 최고로 꼽고 싶다" "이 영화는 해결되지 못한 사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완벽하다" 등의 최고의 찬사를 세계 유수의 언론들은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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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감독한 '사이먼 커티스' 감독은 금년도에 만든 <굿바이 크리스토퍼 로빈>을 비롯하여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친구 요청 중><코펜하겐>등을 연출한 감독이다. 그는 '마리아 알트만'이 그림을 되찾는 과정에서 회상하는 어린 시절 회상 장면은 나치에게 점령당한 암흑기의 오스트리아를 보여 주고 있지만, 그 당시 오스트리아 인들의 생활을 영상 속에 고스란히 담아 내며 또 하나의 품격을 선사하는 인상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입었던 고전 의상들과 소품들 하나하나 까지 그대로 화면에 그려내어,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영화 속에 몰입시켰던 것이다. 이처럼 감독 사이먼 커티스의 손에서 섬세한 연출로 탄생되어진 이 영화는 클림트의 작품 만큼이나 아름다운 영상으로 각인된다.

사이먼 커티스 감독은 앞선 인터뷰에서 "저는 리허설 방에서도 마리아가 빈에서 살던 어린 시절을 담은 사진 참고자료를 들고 있었지요. 왜냐하면 실제 모습을 최대한 재현해내고 싶었거든요"라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연출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사이먼 커티스 감독은 과거 역사적인 장면에서는 색의 포화도를 저하시키는 한편, 현대 장면과 과거를 오가는 장면들에서 언뜻 눈으로 보기에도 세월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연출법을 선보였다. 이 또한 사이먼 커티스 감독 만의 창의적 기술이었다. 때문에 그가 만들어 낸 아름다운 영상미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보는 내내 '마리아 알트만'의 과거를 거슬러 오른 아름다운 여정에 함께 동행하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켜 준다.

한편의 영화를 통해 역사를 생각하게 되고 사회적 정의와 인간의 신념이 얼마나 귀중하고 아름다운지를 깨닫게 해주는 영화 <우먼 인 골드>

필자는 이 영화를 보는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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