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구의 세상읽기] 멈춰버린 대전 관광산업

  • 오피니언
  • 세상읽기

[박태구의 세상읽기] 멈춰버린 대전 관광산업

박태구 사회부장

  • 승인 2017-12-13 09:00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박태구 사회부장
필자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해외보다는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드는 국내를 선택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두 달에 한 번꼴로 가족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떠났었다. 여행가기 일주일 전에는 어김없이 여행계획을 세웠다.

여행계획을 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볼 것인가, 그리고 잠자리 순이다.

이런 정보는 지자체 홈페이지나 포털 사이트 정보, 블로그 등에서 찾아 메모해 둔다. 새롭게 찾는 곳이면 지자체 관광 담당자에게 연락해 관광안내 책자를 미리 신청받아 요긴하게 활용한다.

이렇게 완벽한 준비가 끝나면 여행 목적지로 출발한다. 처음 찾는 여행지가 새로운 볼거리들이 많은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반면, 두 번째 방문하는 곳은 식상하기 마련인데, 의예로 뭔가 새로운 것들이 생기는 곳도 적지 않다. 그래서 여행은 늘 색다름을 느끼는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전남 등 각 지역마다 볼거리와 먹거리들이 풍부하다. 이런 요소들은 스토리텔링으로 꾸며져 여행객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재미를 선사한다.



그런데, 여행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대전은 왜 10년 넘게 그대로 일까?

다른 지역에서 새로 만들어져 스토리텔링화 돼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는 것들을 대전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도 그렇다. 타 지역에선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했던 곳이라도 소소하게 생각하지 않고 관광 명소로 소개해 관광객들을 끌어모은다. 대전은 어떤가? 수십 건의 영화, 드라마 촬영을 했지만, 제대로 된 안내판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안 좋은 환경 때문에 대전의 관광산업 경쟁력을 뒤쳐지게 만든다.

최근 발표된 관광 수치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대전엑스포과학공원과 꿈돌이랜드 철거 후 유료 관광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체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탓인데, 남아 있는 다른 관광시설들도 유료관광객 수가 함께 감소하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을 닫기 전, 엑스포과학공원은 100만여 명, 꿈돌이랜드는 53만여 명의 유료관광객이 방문했었다. 두 시설의 철거로 대전시 인구와 같은 153만여 명의 유료관광객이 사라졌다. 여기에 지속 증가하던 오월드 방문객도 2014년 122만명의 정점을 찍다가 2015년부터 감소하다 지난해 115만명 수준으로 줄었고 올해도 120만명을 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런대도 대전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전세종연구원 홈페이지에서 '대전 관광'으로 검색해 보면, 2004년 1월에 발간한 '대전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관광객 유치방안', 2007년 12월 발간한 '대전 관광이미지 발굴과 활용방안' 연구보고서가 끝이다. 최근 10년간 대전 관광 관련 연구가 없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명품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선 대전만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천편일률적인 계획이 아닌 대전 도시만을 내세울 수 있는 색깔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시가 최근 수립한 6차 대전권 관광개발계획은 여러 분야를 총망라했다. 그러나 크게 내세울 만한 관광 요소들이 부족하다. 또 실행계획도 구체적이지 못하다.

오는 2019년은 대전시가 광역시로 승격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대전이 명품 관광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비전을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지하철역 엘리베이터에 CCTV 없어 피해 입증도 못해요"
  2. [총선 이후 충남에 뿌려진 약속들] 3. 내포내륙권 - 충남의 아이덴티티를 찾아라… 관광·교육 공약
  3. 한남대 개교 68주년 'K-스타트업 밸리'로 도약
  4. 우주항공청 4급 이상 임기제공무원 지원 결과 산업계·연구계 절반 이상
  5. [2024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지역대 혁신모델 살펴보니…
  1. '늘어나는 다문화 인구' 3년마다 학생·프로그램 현황 등 실태조사 실시
  2. 대덕경찰서, 보이스피싱 피해 막은 대전대덕신협 직원에 감사장 수여
  3.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는 우리" 10주기 기억식서 유족 눈물
  4. [2024 글로컬대학30] 충청권 6개대학 예비지정 "본지정 총력"
  5. 대전 학교 악성민원 피해사례 0건이지만… 학교현장 여전히 아슬아슬

헤드라인 뉴스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양곡관리법이 시작?… 법사위원장 놓고 국힘-민주당 갈등 격화
양곡관리법이 시작?… 법사위원장 놓고 국힘-민주당 갈등 격화

제22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소수여당인 국민의힘과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본격적인 힘 대결이 시작됐다. 민주당 등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해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법사위에서 심사가 지연 중인 5개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 하면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8일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민주당은 농해수위 전체회의를 단독 소집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충청권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 전국서 가장 커
충청권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 전국서 가장 커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 전환한 가운데 충청권 집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크게 하락한 세종을 중심으로 대전·충남은 내렸고, 충북은 유일하게 상승했다. 다만, 수도권 등에서 상승 기조를 보이는 만큼 지역에서도 반등할 것이란 기대 여론도 없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이 11일 발표한 '4월 둘째 주(15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하락 폭은 전주(-0.01%)보다 확대됐다. 집값 하락은 21주째 이어졌다. 이번 주 아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4월의 여름 풍경 4월의 여름 풍경

  •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 ‘대전 0시축제 많이 알릴께요’ ‘대전 0시축제 많이 알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