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의 '방송 타임머신'] 방송국 경비 아저씨가 양돈농가?

[박붕준의 '방송 타임머신'] 방송국 경비 아저씨가 양돈농가?

  • 승인 2018-01-18 10:00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박붕준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예나 지금이나 방송 뉴스에 인터뷰가 삽입되는 것은 필수다. 1970년대 돼지 파동으로 라디오 뉴스를 리포트로 제작할 때다.

축산농민 인터뷰는 기본이었기에 공주의 양돈농가를 찾아 취재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편집실로 향했다.

전국방송 뉴스에 1분 30초간 참여를 위해 인터뷰 내용을 10초 이내로 줄여 편집해야 하는데 프리뷰(미리 봄) 해보니 "이게 웬일?"

인터뷰 볼륨이 '컸다 작았다' 반복한다.



그대로 송출했다가는 징계가 뻔하다.(당시에는 졸짜 기자로 봉급도 적어 징계 감봉은 큰 타격)

다시 공주로 가기에는 시간도 없고, 그렇다고 인터뷰를 빼고 리포트하면 "박 기자 공주 취재가서 자고 왔어?" 라는 윗 분의 신경질적인 멘트가 나올 것이 뻔한 상황이다.

일단,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재빨리 방송국 경비 아저씨에게 달려간다.

농민이 말했던 인터뷰 내용을 적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처럼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연습 끝에 나름대로 경비 아저씨가 가짜 농민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배음으로 깔려야 하는 양돈농가의 에펙트(효과음) '꿀꿀' 소리다.

방송국 자료실에서 양돈농가의 '꿀꿀'소리를 찾아 배음으로 깔고 보니 경비 아저씨 인터뷰는 영락없는 양돈농민이다.

전국 방송을 끝내고 스튜디오에서 나오니 "박 기자 욕 봤어" 부장님 격려에 양심이 찔린다.

오랜 시일이 지나 경비 아저씨가 자기가 "방송 나왔었다"고 부장님께 우연히 자랑하는 바람에 들통이 났다.

방송 후 시간이 한참 지나 구두 경고만 받은 것은 다행(?)이었다.

당시 취재한 라디오방송을 들은 양돈 농민이 "어~ 내 목소리가 아닌데?"하고 이상하다고 하지 않았을까.

지금 그랬다면 아마도 불호령이 떨어졌을 게다.

"박 기자 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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