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잘못 알려진 건강 상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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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잘못 알려진 건강 상식들

조강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 승인 2018-05-08 08:19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조강희-시평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의사가 하는 대로 따라 하면 오래 살까?

아니다. 건강에 관한 지식은 많이 있지만, 최소한 일반인보다 오래 살지는 않는다. 병원에서 의사에게 진료를 받다 보면 하라는 것과 하지 말라는 것이 많다. 주기적으로 충분히 운동하고, 정상 체중을 만들기 위해 음식섭취를 줄이고, 금연, 금주하고, 정기적으로 꼭 병원에서 검사받고, 약은 정확한 시간에 반드시 복용하고, 오래 앉아있지 말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하지만 진료하면서 이런 지시를 하는 의사는 잘 지킬까? 당연히 아니다. 의사도 사람이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아야 하고, 술, 담배를 많이 하고, 운동도 특별히 하지 않는 이도 많다. 과거 국내에서 의사 평균수명이 일반인보다 10년 이상 짧다는 연구가 있었다. 의사가 시키는 것을 잘 지켜야 하지만, 친한 친구 의사라도, 행동을 따라 해서는 안 된다.

▲부도덕한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위반한다.

아니다. 왜냐하면 아예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의료계에 부도덕한 의료인에 의해서 사회적 물의나,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망각한 것으로 비난을 받는다. 모든 의사는 의과대학 졸업식 때 선서를 하지만 내용은 다르다. 의학의 아버지라고 하는 히포크라테스는 환자에게 해를 주지 않기, 환자의 비밀유지, 신분과 관계없는 치료를 강조한 유명한 선서를 만들었지만 이 선서 서론에는 약간 황당한 내용이 있다. "나에게 의술을 가르쳐 주신 분을 나의 부모와 다를 바 없이 소중하게 섬기고, …, 그분의 자손을 나의 형제와 같이 여기고, 그들이 의술을 배우고 싶어 하면 보수나 조건 없이 그들에게 의술을 가르치고, 내 아들과 내 스승의 아들과 의술의 원칙을 따르겠다고 선서한 제자들에게만 의술에 관한 지식을 전달할 따름이고,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전달하지 않겠다" "나는 수술을 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다른 이에게 맞길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상황에 맞게 이 선서를 수정한 〈제네바 선언〉이 일반적으로 읽히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의과 대학을 졸업할 때 쓰이는 선서문도 정확하게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아닌 제네바 선언문이다. 그래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망각한 의사라는 비난은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조미료가 많이 들은 음식을 먹으면 다양한 증상과 병이 생긴다.

아니다. 조미료(모노 소디움 글루타메이트, MSG)가 유명해진 것은 미량으로도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음식맛을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1698년 미국 의학잡지에 중국식당 증후군이란 용어가 발표되면서 조미료를 많이 사용한 이후 이상감각, 두통, 전신위약 등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후속연구에서 이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는 없으며, 조미료 자체가 자연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하나에 나트륨원자가 첨가된 구조로 자체로는 완전히 안전한 물질이어서, MSG가 없다고 식품광고에서 자랑할 일도 아니며, 신체 이상 증상을 초래하지 않는다. 다만 MSG 와 함께 첨가된 향신료 등이 이상 신체반응을 초래할 수는 있다고 한다.

▲예방접종이 자폐를 초래한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일부 계층에서 MMR 예방백신에 포함된 미량의 수은이나 글리포사이트에 의해서 자폐를 초래한다는 의문이 있어서 예방접종을 거부하여, 홍역 발생이 증가하고, 예방접종률이 엄청나게 저하하기도 하였다. 이후 대규모의 연구에서 예방백신과 자폐의 연관성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백신접종 대신 직접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자연면역이 생길수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뇌수막염 등의 중증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일반적인 백신의 부작용을 고려하더라도 백신접종은 반드시 해야 한다.

이젠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건강한 정보와 의료정책만 국민에게 제공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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