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황창규 회장 등 7명을 입건하고, 이 중 황창규 회장과 구모(54) 사장, 맹모(59) 전 사장, 최모(58) 전 전무 등 KT 전·현직 임원 4명의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연합뉴스 |
19대 국회에서는 의원 46명에게 1억 6900만원, 20대 국회에서는 낙선한 후보 5명을 포함해 66명에게 2억 7290만원을 후원해 모두 99명(일부 중복)의 정치후원금 계좌로 돈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후원금은 당시 KT와 밀접한 현안을 다루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러 상임위원회에 걸쳐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KT가 유리한 현안을 관철하기 위해 후원금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해당 현안 가운데 KT 측에 이로운 방향으로 처리된 사안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후원 계획부터 실행까지 황창규 회장에게 보고됐고, 회장의 지시도 일부 있었다는 CR부문 임원들의 진술과 문서자료 등을 확보했다.
반면 황창규 회장 측은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사실이나 기억이 없다"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회의원실 관계자 등은 아직 조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CR부문 직원들로부터 KT 측 후원금이라는 사실을 설명받은 의원실이 일부 확인된 만큼 이들에 대한 추가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몇몇 의원실에서 정치후원금 대신 지역구 내 시설·단체 등에 기부나 협찬을 요구하고, 보좌진이나 지인 등을 KT에 취업시켜 달라고 요구해 실제로 채용이 이뤄진 정황도 포착돼 경찰이 내사 중이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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