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주 경제과학부 차장 |
국민은 폭염을 버티기 위해 낮 시간대 야외활동 자제와 휴가 등 나름의 방식으로 한여름을 견디며 가을만을 기다려왔다. 폭염은 말복을 기점으로 한풀 꺾였다.
폭염이 지나가면서 국민은 일상을 회복했다. 하지만 살인적인 불볕더위처럼 다시 한 번 숨 막히는 기록들이 발표되고 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암울한 새 역사(?)가 쓰여지고 있다. 더위에 지친 국민에 한줄기 비가 아닌, 사막 한가운데로 내몰아 넣는 소식들이다.
최근 통계청이 잇따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먼저 취업자 증가 폭이 1만 명 대로 붕괴되면서 최악의 고용상황을 맞았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만 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0년 1월 1만 명 감소 이후 8년 6개월 만의 기록이다.
더욱이 1997년 IMF 위기로 '청년실업 난'을 겪었던 40대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4만7000여 명 감소했다. 1998년 8월 15만2000명 감소한 이후 20년 만이다.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40대 고용이 휘청이면서 우리나라 '경제 허리'에 직격탄을 맞았다.
또 올해 2분기 제조업 생산능력은 1971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어든 102.5를 나타냈다.
이러한 통계 등이 발표되자 정부와 여당, 청와대는 지난 19일 긴급회의를 열고 "일자리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일자리 관련 예산을 21조 원 이상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민들은 내년도 정부의 경제정책을 막대한 예산을 퍼붓어 바로 잡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일자리 창출 예산과 고용창출 인원 발표가 아닌 이번 폭염 처럼 힘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가을 온다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는 다르다. 막대한 예산과 다양한 정책을 펼치더라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정부의 이번 '경제정책'여름을 지나 가을을 기다리는 국민의 마음과 같이 기대감을 심어주길 바란다.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 선인장이 아닌 오아시스가 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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